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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버티는즐거움 Jul 14. 2022

주식 다반사 - 미안하다, 회사야

진급을 했다. 

기뻐해야 할 일인데 큰 감흥이 없다. 


20대, 젊은 시절의 나는, 

직장에 대한 충성심과 열정이 꽤나 있었다. 

올라갈 수 있는 직책에 한계를 두고 회사를 다닌 적은 없었다. 


40대, 현재의 나는,

이번에 진급한 이 직급이 내가 현재 회사에서 올라갈 수 있는 마지막 직급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이 사실은 나도 알 뿐만 아니라 회사 동료들도 알 것이다. 

심지어는, 회사 내의 박테리아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천만 원에 가까운 연봉이 상승했다. 

기쁘지만 큰 감흥은 없다. 


20대, 젊은 시절의 나에게 천만 원은, 

나의 전재산의 몇십 퍼센트에 해당하는 큰돈이었다. 

연봉이 상승하면 몇십 년이 남아있던 회사생활에서 든든한 밑천이 되었다. 


40대, 현재의 나는, 

연봉 상승은 회사를 다니는 동안만 적용된다. 

그 기간이 길지 않다는 것은 내가 잘 알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회사 내의 박테리아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진급으로 인한 연봉 인상과 주식 수익률. 

어느 것에 더 집중을 해야 할까?


40대, 현재의 나는

주식으로 연평균 수익률을 2~3프로만 더 만들어 낼 수 있으면, 

연봉이 상승한 만큼의 수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올라간 연평균 수익률은 내가 죽을 때까지 적용된다. 


회사에 더 충성을 해야 하는지, 

연평균 수익률을 높이는데 집중해야 하는지, 

지나가던 개똥이, 소똥이 도 알 것이다. 


미안하다. 회사야...

너는 나에게 선물을 주었지만, 

이 선물이 너의 마지막 선물이라는 것을 나는 알고 있단다. 

이제 너의 변덕스러운 행동을 받아줄 시기가 얼마 안 남았구나. 

내가 떠나간들 너는 아무 미련 없이 다른 남자를 만나겠지만, 

나도 널 이용했었던 나쁜 남자라고 생각해 주렴. 

네가 나에게 간, 쓸개까지 모두 내주지 않은 것처럼, 

나도 너에게 적당히 대해주다 쿨하게 떠나 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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