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경험
단계를 쌓아가는 것이란 인생에서 무엇이든지 적용되는 그런 과정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일이든, 인간관계이든, 취미든 등등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정상이 있으며 끝 또한 있다. 그 시간이 엄청나게 길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고 각자 다르지만 모두 이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각자의 인생에서 이뤄가고 있는 것들이나 경험하고 있는 것들이 있고 다르니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나는 인생과 목표의 단계를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내 목표는 항상 거창했고 넓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그 단계를 쌓아간다는 것이 너무나도 나에겐 힘든 고역이었고 지치는 일이었던 것 같다.
그러기에 내가 깨달은 것은 자신을 알아야지 단계의 설정부터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처럼 너무 높은 단계를 매 순간 하려고 한다면 너무나 버거운 일이다. 물론 그 단계가 어떤 사람에게는 쉬운 단계일 수도 있고, 어떤 사람에게는 더 어려운 일일 수도 있는데 뭐든 남의 기준 혹은 평균치에만 맞춰서 단계를 설정하려고 하니 쌓기가 어려워지는 것이다.
끈기가 부족하다고 부모님께 들었던 나는 그 단계의 높이를 낮게 설정하고 성취감을 금방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비춰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래야 나는 그 단계의 시작이 가능했고 이후로 나아갈 수 있었기에 각자의 단계란 다른 것이다.
***
위에서의 단계는 이뤄내야 하는 의미가 강한 단계인데 나는 이런 단계도 생각을 하지만 단계의 의미를 한 가지로 단정 짓지 않는다.
그럼 다른 단계의 의미는 무엇일까?
부모님이나 다른 어른들은 말한다.
'모든 경험들은 의미 없는 경험이 없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배우 최민수도 자신의 아들이 원래 다니고 있던 대학을 그만두고 연기를 시작하고 싶어 했을 때 조언을 했던 방송이 기억에 남는다.
'유성아, 아빠가 오토바이를 타고 갈 때 앞에서 동생들이 뭐라고 하는지 알아?'
'형님 두 갈래 중에 어디로 갈까요?'
'이렇게 물으면 나는 말해. 야 그냥 네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
'유성아 어느 갈래의 길을 가도 마지막에는 결국 만나게 되어있어.'
정확한 어투의 말은 아니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은 위의 대화와 같다.
그리고 최민수는 또 다른 조언을 지금 다니고 있는 학교를 그만두고 싶어 하는 아들에게 이야기했다.
'유성아, 학교는 작은 사회야. 모든 경험은 의미 없지 않아. 나중에 어떤 식으로든 너에게 도움이 되는 날이 올 거야. 그래도 진정으로 그만두고 싶다면 아빠는 너 의견을 존중할게.'
사실 나도 방송으로 본지 좀 지나서 정확한 문장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이런 내용으로 최민수가 자신의 아들에게 이야기를 했던 것이 기억에 박혀있다.
나는 처음에 그냥 '와 진짜 멋있는 아빠다.'라고만 생각했는데 나를 알아가면 갈수록 이 문장의 깊이가 얼마나 깊은 것인지 다시 느낀다.
자신의 선택이 어떻게 되었든 그 선택들이 모여 자신이 진정으로 원한 목표로 가게 된다는 것, 무슨 경험이든 필요 없는 경험은 없다는 것을 최민수는 아들에게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나는 이렇게 생각이 들었다.
'이런 모든 선택과 경험들이 단계단계가 되고 그 단계들이 모여서 정말 자신이 목표했던 것까지 도달하는 것이 아닐까?'
'단계를 쌓아가는 법이란 지금 자신에게 닥친 선택지와 자신이 하고 있는 것들 혹은 자신이 해왔던 것들을 후회하지 않고 그 자체를 열심히 하는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다.
난 나머지 단계를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자신이 겪게 되는 경험들과 선택들이 단계이고 그것들이 쌓여 목표가 되는 것.
나 또한 유아교육과에 나와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유치원에서 일하며 현실을 깨닫고 하는 모든 일련의 과정들이 언젠가 또 내가 유아와 관련된 그림선생님이 될 수도 있고, 유아와 관련된 동화책이나 정보를 담은 이야기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이렇게 내가 생각하고 결론 내린 단계와 단계를 쌓아가는 것은 바로
자신이 내딛은 선택의 길을 후회하지 않고 그 경험들을 시작의 발판으로 삼는 것.
혹은 자신의 성취감 수준을 알고 설정하는 것
그것이 바로 단계이고 이 두 가지 의미를 모아 이뤄나가는 것이 단계를 쌓아가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