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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리는 대전, 그리고 봄

대전의 봄

by 이상옥


대전에 머물고 있는지 2주차이다. 겨울의 끝자락에서 눈내리는 대전의 모습은 새롭다. 겨울이라도 눈이 자주 내리지 않는 대전의 특성상 2주 연속으로 큰 눈이 내리는 것에 대해 대전 사람들에게도 귀찮고 설래는 마음은 동시에 머문다. 어제는 아침부터 눈이 소복히 싸여 출근을 위해 문앞을 나서는데 놀라게 하더니 오늘 아침은 언제 그랬냐는 듯, 해맑은 봄의 아침이다.


일을 위해 당분간 머물러야 하기에 숙소를 구하는 것이 가장 큰 이슈가 되었다. 종합청사에 있는 특허청 관련 일을 하다보니, 청사 근처 무역회관 내에 있는 '특허정보원'이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 근처 숙소 중 도보로 30분, 깨끗하고, 저렴한 방을 구하는 것은 '에어비앤비'와 '리브 애니웨어'라는 앱을 이용한 부단한 서칭과 약간의 운이 따라야 한다. 애니웨어는 2주 이상의 장기 투숙객을 위한 앱이고, 에어비앤비는 잘 알다시피 1주일 내 단기 투숙을 위한 앱이다. 우선 애니웨어로 두 달동안 머물 숙소를 구하고 일정이 어긋난 2주 동안은 1주일 단위로 에어비앤비를 이용하기로 했다.

에어비앤비는 숙박문화의 혁명을 이끈 훌륭한 서비스 모델임을 인정 안할 수 없다. 근처의 호텔이나 모텔을 고려해 볼 수 있으나, 일을 위해 1주일 단위나 장기 투숙을 생각할 때, 빌라, 오피스텔, 싱글 아파트 등 다양한 옵션이 주어지는 일반인들의 주거문화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혁명이 아닐 수 없다.

여행이 아닌 업무차 혹은 가성비 좋은 숙박으로 여행을 알차게 보내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값비싼 호텔이나, 짙은 낙스 냄새가 나는 모텔보다 에어비앤비를 이용한 숙박시설이 대안이 되듯이, 한 달 혹은 두 세달 비교적 장기 투숙이 필요한 지방 비즈니스를 해야하는 사람들에게는 ‘리브 애니웨어’는 또 다른 대안이 된다. 과거에 지방에서 장기 투숙할 경우에는 비싼 보증금과 임대료를 내고도 방을 구하기 쉽지 않았다. 오피스텔이나 빌라, 아파트까지 다양한 옵션을 선택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편의시설에 따라 가격도 다양해 선택의 폭이 높은 것도 장점이다.

2주 동안 에어비앤비를 활용해 일주일단위로 도보 30분 안팎에 위치한 두 곳의 숙소를 이용해 보니, 저렴한 비용으로 모든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고, 필요한 물품만 가지고 와서 일할 수 있는, 가성비 좋은 민박 개념이 좋았다. 다음주부터 2개월 동안 묵을 숙소는 도보로 50분 안팎의 비교적 먼 곳의 빌라다. 비용과 깨끗함 그리고 장기 투숙에 적합한 곳을 찾다보니 조금은 먼 곳으로 잡았다. 하지만 2주 내내 걸어서 출퇴근 함으로써 사전 준비가 되어 있고, 이제 어느 정도 대전시내의 지리에도 익숙해져 있어, 걸어서 50분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아 보인다.

이제 누가 뭐래도 봄이 찾아 오고 있다, 자전거, 퀵보드 등 다양한 이동수단을 이용할 수 있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되었다. 차갑고 매서운 바람 속에 잔뜩 웅크러져 있던 몸과 마음이 봄기운과 함께 활기차게 기지개를 펴고, 하루 하루 마음만이라도 즐겁게 보내려한다. 나를 비롯한 우린 그동안 너무 웅크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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