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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노니 Dec 03. 2019

중국에서 이사하기

같은 동네 다른 아파트로 이사

1. 집 구하기

장기간 거주하는 교민들은 통상적으로 1년 임대료를 일시불로 지불하고 1년 임대계약을 맺는다. 계약기간이 끝나기 한/두 달 전에 계약을 연장할지, 말지 미리 통보하고 새집을 구하러 나가면 된다.


중국어가 유창하면 원하는 아파트 단지 주변 상가의 부동산을 기웃거리며 사람들이 좀 많아 보이는 곳의 사장님과 얘기해서 집을 보러 다니면 된다. 그러나 나는 후자이므로 한인 사이트를 통해 조선족 부동산 중개업자를 찾아 집을 보러 다녔다.


사이트에는 '이런 곳은 거르세요.' 하는 글들이 있으니 참고하여 연락을 하면 좋을 듯하다. 왜냐하면 부동산이 나중에 나 몰라라 하는 경우가 생기면 말도 안 통하는 집주인과 설전을 벌이다 결국 손해를 볼 수 있는 사고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참고하는 것이 좋다.

(물론 그렇다고 모든 불상사를 다 막을 순 없지만 말이다)


지인이 추천해 준 곳과 개인적으로 연락한 곳 등 3곳에 연락했는데 1분 빼곤 다른 분들은 내가 지정한 아파트 단지만 보여줬고 그 뒤로 연락도 없어서 가장 열심히 여기저기 보여주신 사장님과 3일간 집을 보러 다녔고 그중에서 가장 맘에 들었던 집으로 선택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듯하게 집을 보러 다녔는데 그래도 아파트가 많은 베드타운에 거주하고 있어서 맘에 안 드는 곳에 억지로 들어가는 일은 생기지 않았다)


참고: 중국은 바닥 난방의 경우, 국가에서 난방을 전체로 하기 때문에 매년 난방비를 납부해야 하는 시점이 있다. 대략 10월 말에서 11월 10일 전후로 마감한다. 이게 늦어지면 귀찮아질 수 있으니 우리처럼 겨울 이사를 한다면 이 점을 유의해서 이사 전에 난방비를 미리 낼 수 있도록 하는 게 좋다.

**바닥난방이 없는 남쪽 지방은 예외, 개별 바닥난방을 하는 극소수의 아파트도 예외.


2. 첫 번째 신혼집

내가 처음 중국 와서 구한 집은 한국인이 모여사는 아파트 중 하나로 주변엔 중국음식점을 찾아보기 어렵고, 한국음식점, 세탁소, 반찬가게, 빵집 등이 즐비한 그런 일반적인 아파트 단지였다.


전방 500m 이내에는 한국인 사장님, 한국인 아르바이트생이 주로 있는 상점들이고, 1km 이내에는 조선족 사장님, 아르바이트생이 주로 있는 조선족 대상의 가게, 시장들이 있었다. 그리고 멀어질수록 중국사람들이 주로 가는 식당과 가게가 있는 동네였다.


처음 그곳을 우리의 신혼 거처로 마련한 이유는 나와 신랑의 중국어가 하염없이 겸손한 수준이라서 한국말이 안 되는 곳에 가면 안 될 것 같다는 판단하에 결정했다. 이제 2년 차가 되고 먹고사는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중국어를 구사할 수 있어 (병원 진료도 로컬 보건소로 다닌다) 꼭 한국 사람들이 중심에 있는 곳이 아니어도 된다고 판단하여 새 집은 가격이 적절하고 생활환경이 불편하지 않다면 어디든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신랑의 직장은 차로 1시간 거리고, 생활 반경이 넓지 않은 동네라서 반경 10km 안에서 결정하면 됐다. 어느 아파트 단지로 갈 지만 선택하면 되는 일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00 신도시 안에서 1단지 아파트냐, 11단지 아파트냐 정도의 차이.

둘이 살기에 나쁘지 않은 방 2개의 아파트였는데 집주인의 센스로 고른 풀옵션 집이라 가구들이 너무 비대했다. 살다 보니 짐이 늘기도 했고, 내가 공부하고 일할 공간이 필요해서 평수를 늘려 이사 가기로 결정했다. 남편 회사에서 지원하는 거주비로는 충족할만한 방 3개짜리 집은 없었지만 한국인이 주로 사는 아파트 단지를 벗어나니 조금 저렴해졌다. 그래도 번화가에 위치한 곳이고, 이사 가기에 무리가 없는 임대료라서 지금의 집과 만나게 됐다.


3. 기타 배경지식

단위
중국은 우리나라와 '근', '평'과 같은 단위들이 동일하지 않다. 우리나라는 고기 한 근에 600g 언저리지만 중국에서는 딱 500g이다. 평수를 가리키는 말도 그러하다. 중국에서 100평이면 우리로 치면 1:3 비율로 환산해서 봐야 하니 36~38평 정도로 볼 수 있다.


내부 구조
아파트 인테리어도 집집마다 다르다. 우리야 최근 들어 개인 인테리어 시공을 하고 이사하는 집들이 많아졌지만 예전에는 아파트의 모든 구조와 인테리어를 동일하게 해 놓고 디테일한 옵션만 다르게 넣는 식이었는데 중국에선 대부분 콘크리트 구조만 있는 상태로 분양을 하고, 인테리어는 집마다 다 다르게 한다. 요즘엔 통일된 구조로 맞춰 나오는 아파트 상품도 많이 있어 몇 가지 유형을 만들어놓고 선택한 뒤 시공을 해 준다. 그리고 벽을 허물지, 방의 구조를 어떻게 만들지는 개인이 또 따로 시공업자를 불러 진행한다.


 아파트 단점
한국이야 분양하고  지어지면 거의 한꺼번에 입주를 한다. 못해도 절반 정도의 사람들이 아파트 입주가 되는 시점부터 꾸준히 들어온다. 하지만 여기선 입주가 시작되고 2-3년이 지나도록 아파트 공사현장 같은 분위기가 이어진다. 입주가 시작된 시점부터 주인들이 인테리어 업자를 불러 시공을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사  집은 1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공실이 많고, 거주인보다 시공인력들의 왕래가  많아 보인다.

게다가 처음 난방이 시작된 아파트는 생각보다 따뜻하지 않다.  해는 미지근한 상태로 살다가 난방이 가동되는 집들이 많아져야 복사열의 영향으로 같이 따뜻해진다. 입주되고 2 동안은 엘리베이터도 이사 물건에 다칠까  공사  엘리베이터 상태로 이용하는 것도 단점  하나이다.


4. 이사 과정

① 맘에 드는 집 가계약금 걸어두기 (금액은 집주인과 상의하면 됨)

② 입주 전 고쳐야 할 부분 확인하고 상한 부분들 사진 찍어두기

③ 계약일에 보증금, 중개비, 전기, 물세, 가스비, 난방비 정산하고 계약서 싸인

④ 이사 전에 집 확인 한 번 더 함

⑤ 이사 전에 이삿짐 업체 불러서 견적 받기

(손 없는 날 인기가 많으면 예약이 안 될 수 있으니 미리 예약)

⑥ 인터넷 개통 신청하고 이삿날 설치 예약하기

⑦ 난방비, 가스 충전, 물 충전 안 되었으면 확인하고 충전해 놓기


대망의 이삿날엔 짐 싣는 거 초반에 어떻게 쌀지 일러주고 아파트 관리실 가서 출입 증서 받아온 뒤, 나머지 짐 다 챙겼는지 확인하고 차에 탄다. 이때 출입증을 받는 이유는 도난의 위험 때문에 이사 나갈 때 관리인이 확인하는 차원에서 발행한다.


입주청소를 미리 했어야 했는데 급히 이사를 가기도 했고, 불러봤자 다시 내 손으로 청소해야 한다 해서 일단 그냥 간 뒤 주말에 남편과 같이 청소했다. 새집이라 시공 먼지만 있어서 다행이었지, 기존에 누가 살다 나간 집은 대충이라도 꼭 입주청소를 해야 한다고 한다.


남편은 이사 때문에 휴가를 줄 리 없는 회사에 일하고 있어서 혼자서 했는데 본가에서 10번이 넘는 이사를 경험했기에 짐이 단출한 2인 가구의 이사는 껌이었다. 오전에 다 끝내고 오후엔 커피 마시러 갔다.


금요일에 이사하고 주말 내내 남편이랑 청소하고 필요한 물품, 물건 등을 '타오바오(인터넷 쇼핑몰)'로 주문했다. 도착은 일주일 이내에 도착했다.


이사하면 위챗(微信)으로 아파트 관리실을 친구 추가하고 단지 내 택배 찾는 곳 알아둔다. 근거리 한국 마트, 현지 마트 전화번호 받아두고 배달시킬 것이 있으면 위챗을 통해 주문한다. 자주 갈만한 식당도 돌아다니면서 가 보고, 세탁소와 미용실, 헬스장 등 편의시설도 눈도장 찍어두고 지도에서 검색해서 평점 확인한 뒤 도전해 보면 새로 이사 간 집 주변 환경 적응 끝이다.


5. 난방 문제

난방이 시작되는 시점에 이사 와서 난방비를 냈는데 난방이 안 되는 것 같아 사람을 불렀고, 다음날에도 그다지 따뜻해지지 않아 또 불렀고, 세 번째 기술자도 원래 첫 해는 그렇다는 답변을 하고 간 뒤로 간간이 히터를 틀며 살고 있다. 혹시나 해서 철물점에서 공기 빼는 튜브를 사서 빼주고 있는데 효과는 미미한 것 같다.


그렇다고 환불을 하자니 이번 겨울이 다 지나고 여름이 되어야 정산된 금액으로 환불이 가능하다고 하니 번거롭고 복잡해서 그냥 살기로 했다. 기온이 훅 떨어지니 난방을 더 올려줘서 훈풍은 조금 있으니 올 겨울은 이렇게 지낼 예정이다.

(우리 부부는 몸에 열이 많아 차라리 이게 낫다, 하면서 살고 있지만 중국에서 중앙난방이 따뜻하지 않아서 문제인 얘기는 하루 이틀이 아니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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