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를 아프게 하지 않기로 했다

손톱 물어뜯는 사람의 다짐

by 산뜻

나는 나를 아프게 하고 싶지 않다.


어릴 적부터 가지고 있던 오래된 습관이 하나 있다.

바로 손톱을 뜯는 버릇이다.

언제부터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마 여덟 살 즈음부터였던 것 같다.


손톱뿐만 아니라,

큐티클 주변에 거스러미가 생기면

참지 못하고 손으로 뜯어 결국엔 피가 나곤 했다.

그래서 내 손톱은 늘 부채꼴처럼 벌어져 있었고,

손톱 밑 살은 도톰하게 올라와 있었다.


그래서 오랜 시간 동안 이 손은 나에게 콤플렉스였다.

학생 때는 손이 부끄러워서 버스에서 손톱이

안 보이게 손잡이를 잡기도 했다.

최대한 안 뜯었던 기간은 한 달 정도이다.

그때는 손톱 뜯는 대신 핸드크림도 발랐고,

무엇보다 네일아트를 해서 잠시동안 손이 괜찮았다.

물론 네일아트가 사라진 후 다시 습관은 반복되었다.


그런 내가, 올해는 이 습관을 고쳐보려 하고 있다.

아직도 불안할 땐 무의식적으로

큐티클을 만지기도 하지만,

손톱을 뜯는 일은 많이 사라졌다.


물을 자주 만질 때는 장갑도 꼭 낀다.

이건 작은 변화지만, 내게는 큰 다짐의 흔적이다.

자기 전에는 퍼델 우레아 70,000ppm 리페어 크림을

바르고 평소에 상처에 마데카솔을 수시로 바른다.


최근 들어 더 확실히 알게 된 게 있다.

나는 스스로의 건강에 정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고

자부하면서 살아왔는데, 손톱을 뜯는 것처럼

스스로 해하는 일도 습관처럼 하고 있었다.

그 외에도 나 자신에게 해가 되는 선택들을 꽤

자주 해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게 관계든, 습관이든, 마음 쓰는 방식이든.


그래서 이제는 결심했다.

나를 뒷전으로 미루지 않고,

나를 아프게 하지 않는 선택을 하기로.


이 손끝에서 시작된 변화가

나를 조금 더 단단하고 다정한 사람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아직도 손 보여주기 창피한 나…

이제 조금씩 아프지 않은 나로 돌아가자.


손 안 뜯던 시절 나의 손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