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넘게 일하던 곳을 퇴사했다.
3개월의 공백 기간을 보내고,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는 과정을 보내기로 했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입원도 필요하니 딱 1년만 일할 곳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만만하지가 않다.
퇴사를 하고 나니….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시원 섭섭했다.
매해 연말이 되면 올해는 퇴사를 하겠다고, 결심을 하지만 매번 그렇게 하지 못하던 게 10년이다.
얼마나 속 시원하겠는가?
또 다른 마음은 많은 사람들과 관계를 하며 마음을 나누고, ‘정’이 많이 들었던 관계를 뒤로해야 하니 섭섭한 마음도 많았다.
어떤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어떤 사람들과 일하는 것도 중요한 나에게 10년의 시간 동안 만나고 스쳐 지나간 사람들과의 ‘정’과 추억이 있는 곳을 놔두고 나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나오기로 정한 순간, 마치 정을 떼어내기를 하는 것 같이 사건과 사고가 많이 일어났다. 그 일들을 정리하느라 바쁘게 지냈다. 나의 퇴사 과정은 이렇게 정신없이 순식간에 이루어졌다.
나는 많은 사람들을 만나서, 이야기하고, 많은 에너지를 쏟아내야 하는 일을 했었다. 그런데 퇴사를 하고 나니 홀로 조용히 외딴섬에 떨어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때는 힘든지 몰랐다.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퇴사를 하고 나서 마음이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내가 얼마나 큰 사명감과 애정을 두고 했는지 느껴질 정도로 많이 힘들었다.
해마다 이번 달에는 이런 일을 미리 준비하고 계획하고 해야 하는 데, ‘이건 이렇게 계획하고 진행하면 좋겠다’라는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계속 수집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심지어 몇 년이 지난 지금 이 순간에도 말이다.
지금 이 순간에 돌아보니 나는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의 열정을 쏟아부었던 인생을 그렇게 정리하고 있었다. 인생이라는 여정의 길에 목표를 향해 열심히 달려가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새로운 길을 가는 길목에서 잠시 멈춰 서서 정리하는 시간도 필요한 것을 이제야 깨닫게 된다. 맺음이 있어야 새로운 시작이 있으니 말이다.
나는 그렇게 10년의 인생을 정리하며, 그 무렵 제2의 인생을 위해 시작한 공부에 집중하기로 했다. 늦은 나이에 공부를 하려고 하니 잘 되지가 않았다. 무언가 새로운 길을 가려고 한다는 것에, 내 욕심이 지나친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래도 시작할 때 많은 고민을 하고 난 후에 한 결정이라 그 결정을 믿어보기로 했다.
생계유지를 위해 공부와 병행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았다. 세상이 만만치 않은 것은 알았다. 늦은 나이에 새로운 것을 시작한다는 것이 더욱 쉽지만은 않았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이 두렵지 않던 나였다. 하지만 지금은 두려움이 더욱 많아지고, 할 수 있는 게 그리 많지 않음을 깨닫게 되었다. 공부하면서 할 수 있는 직장을 찾는 건 더욱 쉽지 않았다. 그러면서 또 마음 한편에 드는 생각은 굳이 왜 이제 와서 또 고생을 시작하는 거니? 나 자신 스스로에 물었다. 그리고 또 물었다. 그러나 답은 없었다.
실망감을 가진채 어떻게 해야 하나 막연하게 알아보던 중에 지인에게 연락이 왔다. 엘리베이터 회사에서 한 번 일해보지 않겠느냐고 말이다. 주로 고장접수를 받고 컴퓨터 작업을 하면 된다고 한다. 이전에 일하던 직원이 개인사정으로 급하게 그만두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쉬고 있던 나에게 연락이 온 것이다.
과연 나도 할 수 있을까? 전화받는 일이 보통이 아니라고 하던데, 우유부단한 성격에 소심한 성격에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지 수많은 생각이 밀려왔다. 하지만 그렇게 고민하는 것도 잠시, 나는 엘리베이터 회사에 입사했다. 나에게 새로운 직장이 생겼다. 그리고 나에게 새로운 일들이 시작되었다.
나는 이제
엘리베이터
회사에
입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