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너무 낯설다.
온통 낯선 것뿐이었다. 낯선 회사 그리고 낯선 사람들이 있는 곳이다. 도통 알아들을 수 없는 말 뿐인 곳이다. 같은 나라 말인데 왜 이렇게 다를까?
나의 주 업무는 전화받는 일이다. 엘리베이터에 이상이 생기면 찾게 되는 바로 그곳이었다. 고장접수받는 곳이다. 그런데 그 내용을 못 알아듣겠다. 내가 매일 타고 다니던 엘리베이터가 무척이나 낯설게 느껴졌다.
‘엘리베이터야 너 맨날 나랑 만나잖아, 근데 우리 왜 안 친해?’
무엇보다, 내가 하는 일은 구체적으로 엘리베이터 고장 접수를 받아 기사들에게 전달해줘야 하는 일이다. 객관성을 가지고 신속 정확하게 정보를 받아 기사님에게 전달해야 한다. 객관성이 중요하다. 나에게 가장 부족함은 객관성이다.
나는 MBTI에서 강한 감정형의 사람이다. 전화로 전해지는 사람들의 감정에 쉽게 동요된다. 다급한 목소리에 같이 다급해졌다. 화나는 목소리에 같이 화나는 마음이 부글부글했다. 친절한 목소리에는 나도 같이 친절한 직원이 되었다. 알록달록 해지는 나의 감정들, 내가 스스로 주체적으로 내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따르릉 따르릉
전화벨소리가 울리면 내 심장소리가 같이 두근두근 울렸다. 과연 어떤 사람이 전화를 한 걸까? 나한테 화내면 어떻게 하지? 나한테 뭐라고 하면 어쩌지? 하는 오만가지 잡생각이 들었다. 처음 한 달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다시 사회 초년생이 되어 사회를 다시 배운다. 내가 배운 사회와는 너무 다른 사회 속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이런 기분이 무엇일까?
무엇을 하든지 칭찬받던 나였다. 어느 순간 이곳에서 일 잘 못하는 나이 많은 신입사원이 되었다. 누구보다 뒤지지 않던 나였지만, 현실은 일 잘 못하는 나이 많은 신입사원이다. '너 거기에서 얼마나 버틸 수 있겠니?' 하며 이야기한다. 그렇다. 나도 여기서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매일 걱정한다.
앞으로 나는 여기서 며칠이나 일을 할 수 있을까?
나의
엘리베이터
회사생활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