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연습장을 가서 연습하던 중 내 드라이버 각도가 초보지에게는 잘 뜰 수 없는 채라는 걸 프로님을 통해 알게됐다. 역시.. 채가 문제였어.. 이제는 채도 슬슬 바꿔야 겠다는 생각도 한다.
골프를 시작하고 나니 회사에서도 골프를 같이 가자고 여기저기 모임에 부르기 시작한다. 이부장은 나를 불러주는 곳이 많으니 기분이 묘하게 좋다.
가자고 하는 약속마다 필드 약속을 하다보니 한달에 한번, 많게는 2번도 잡히게 된다. 아내와 열심히 연습장을 다닌다.
나만 필드 가는게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뭐.. 아내도 지금 연습중이고 나중에 같이가면 되지 뭐 가볍게 넘긴다.
다행히(?) 아내는 아직 잘 못친다.. ㅎㅎ
그런데 재수없게 자꾸 프로 레슨 선생님이 와이프에게 필드에서 머리올려준다고 같이 가자고 한다.
공은 뜨기만 하면 되지 거리 정해놓고 얼마까지 잘치면 나갈꺼야 하면 평생 못나간다고 얘기한다. 다녀와야 오히려 연습을 어떻게 해야할지 알게되고 정말 재밌다고...
안그래도 나만 가서 마음이 좀 불편한데 와이프에게 저러는 놈이 짜증난다. 지금 이부장 생각으로는 아내가 필드나가기에는 돈이 좀 아깝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물론 언젠가 같이 나가고 싶은 맘은 변함 없지만...
그래.. 차라리 기준을 정해주자. 드라이브 평균 120, 아이언 70~80 평균으로 나가면 그때 데려가줄께 못을 박는다. 그것도 비거리 말고 캐리기준이다.
아...이제 좀 맘이 편하다. 안데리고 간다는것도 아니고 이제 거리 정해줬으니 그때까지는 열심히 연습하겠지...
다행히 이부장은 많은 노력과 고민으로 열심히 연습한 결과 실력이 점점 일취월장 하는데 아내 실력이 더디다...
아내는 당장 필드 나갈 목표가 있는것도 아니니 연습할 의지도 그닥 재미도 못느낀다.
심지어 골프치면서 몸이 아파 한달 가까이 쉬기도 하며 이부장과 아내는 실력차는 더 벌어졌다. 그만둘까 싶은 생각도 든다.
아내는 골프에 재능이 없는 것 같다며 속상해한다. 그러다가 슬슬 늘기 시작하니 아내도 재미가 붙는다. 아내는 골프를 치기 시작하니 다중이가 되어가는 기분이다.
누가 그랬던가.. 인생은 골프와 같다고.. 희노애락의 반복...ㅎㅎ
이부장은 자꾸 필드 약속은 잡히는데 그동안 함께 했던 아내가 혼자 집에 있을 생각하니 맘이 걸린다.
어딜 나가서 놀아줬으면 맘이 편할 것 같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번엔 필드 가는데 자기도 약속이 있단다. 속으로 다행이다 싶다.
이부장 2번째 필드를 나가는 날!! 드라이버가 200이 넘기 시작했다. 아이언도 편해졌다.
이제 연습은 충분히 됐고, 빨리 내가 발전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뭘 준비해야할지 아니 소모품 준비도 척척이다.
그리고 이제 본격적으로 채를 사기 시작한다. 가방도 신발도 모두 장비빨로 완벽히 갖추기 시작한다.
아내는 또 여름 골프복을 준비해준다. 어느새 봄에서 여름이 와버렸다.
이부장 나이스 샷~!! 와우!! 드라이버 230이 나와버렸다.
자세도 좋고, 아직 숏게임엔 익숙하지 않지만 거리는 자신이 있어졌다.
처음 라운딩에서 140개가 훌쩍 넘었는데 4개월만에 100돌이를 깼다.
4개월밖에 안된 이부장을 골프 치는 사람들이 모두 골프 신동이라고 치켜세운다.
아내는 남편이 일취월장해서 보란듯이 해내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며 너무 뿌듯하다.
멀어지고 싶어지는 남의편 아니고 자랑스러운 남편으로 말이다.
하지만 자꾸 아내에게 너는 너 데려갈 사람이 나밖에 없으니까 너는 나한테 잘해야한다.
매번 골프장 규칙이나 설명은 열심히 하고, 데려가지도 않으면서 그렇게 말하는 남편이 때로는 얄밉다.
하지만 그렇게 말해도 즐거워서 하는 소리에 그냥 웃어 넘긴다.
아내는 막상 자기까지 하면 돈이 많이 드니 신랑에게 부담을 안주고 싶었으나 이부장은 자신이 으레 찔려서 자꾸 얘기를 하게된다.
하지만 이부장은 알았을까... ? 어느 순간부터 정말 중요한 걸 놓치고 있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