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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블리스 Oct 25. 2022

개미지옥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잘 갔다왔어? 어때? 진짜 재밌지??" 아내의 반응이 너무 궁금한 이부장..


"처음이라 정신이 하나도 없고, 엄청 힘들었어. 근데 그래도 좋긴 좋더라. 다음에 또 가기로 했어."


"그래 잘했네~원래 처음에 가면 다 그래..  잘쳤어?"


"잘치긴.. 총체적 난국이였지 뭐.. 그래도 공이 날라가는거 볼때는 기분 진짜 좋더라.. "



"앞으로 연습하면서 차차 나아지겠지~ 다 그러면서 느는거야~~ 그래서 나도 연습 끊긴 했는데 스튜디오 레슨이라고 꽤 유명한 프로님이 계신데 그 분한테 몇번만 배워야 할 것 같아..." 


"스튜디오레슨?? 그게 모야? "


"아 그냥.. 연습장에서 상주하는 프로말고 개인으로 봐주시는 곳 말야... 비싸서 많이는 안가고 몇번만 수정 받으면 될 것 같아서... 오히려 배울 때 잘 배우는게 돈 더 절약하는거야.."


"아~ 몰라! 안그래도 나도 필드간다고 돈 엄청 들어갔는데 우리 이래도 되나 몰라..."


"다음달에 보너스 조금 나올 것 같아. 그러니까 당신도 배울때 열심히 배워. 연습장 다시 끊어서 레슨 받고 알았지?? 


그리고 회사 동료중에 집 이번에 산 사람 있는데 지금 꼭지 잡아서 거긴 완전 초상집이야.. 한 2억정도는 손해본 것 같더라고.. 우리도 집샀으면 얼마나 손해 봤겠어. 그거에 비하면 우리 이 정도는 써도 되.."


"어머 왠일이야... 진짜 요즘 난리기는 하더라.. 그래도 우리도 집 사긴 해야 할텐데...."


"무슨소리야! 앞으로 더 떨어질텐데.. 이제 진짜 폭락 시작이야.. 쓸데없는 소리 말고 집은 나중에 사자. 그 회사 동료처럼 되고 싶어서 그래!?? 거기 맨날 싸우고 난리도 아니야~"


"알았어.... "


아내 역시 필드 한번 갔다오면 뭔가 끝날것 같았던 골프라 생각했는데... 오히려 배울게 더 많아지고, 더 잘하고 싶고, 자꾸 욕심이 난다. 하지만, 예쁜 필드의 잔디를 상상하니 다시 빨리 가고 싶긴하다...



한달에 30만원 정도면 즐길 줄 알았던 골프가 벌써 둘이 장비사고 옷사고, 연습장 다니고 한 돈만으로 벌써 700이상이 훌쩍 넘어버렸다. 이것도 아끼고 아낀다고 한 가격이다.


카톡방에서는 엄마들이 오늘 너무 즐거웠다며 다음 필드가는 날짜 이야기로 다들 신이 나있다. 아내는 맞장구는 치고 있지만 돈 걱정에 마냥 신나지많은 않다.


하지만 어느샌가 이쁜 골프복을 또 검색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고 있다... 왠지 다른 엄마들의 의상이 신경쓰여서 이번에는 자꾸 좋은 옷들로 눈이 간다. 


왜 골프 글자만 들어가면 옷이 뭐든 다 비싼건지 골프복 사업이라도 해야되나 싶다... 인스타에 사진도 남겨야 하니 필드 갈때마다 같은 옷을 입고 갈수도 없고... 로또라도 당첨됐으면 생각한다..



그리고 자꾸 골프복 바깥으로 삐져 나오는 옆구리 살이 원망스럽다.  골프복을 이쁘게 입기위해 몸관리도 해야할 것 같고.. 필라테스도 알아본다.


가볍게 생각하고 시작한 골프때문에 신경써야할게 왜이리 많은건지.. 자꾸만 예산이 초과된다. 


그래도 한편으로는 좀 전에 신랑이 말한 회사동료의 이야기가 왠지 모를 위안이 된다..


'그래... 집값 더 떨어지면 그 때 사지뭐.." 


걱정은 더이상 뒤로하고 일단 시작한 골프를 즐기기로 한 이부장과 이부장 아내 결국 개미지옥에 들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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