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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나비 Dec 17. 2021

고소한 냄새 사랑

냄새마저 사랑스러워

    세상엔 말로는 설명 안 되는 일들이 있다. 별이의 냄새도 또한 그렇다. 왜 이상하게도 별이한테서 나는 냄새는 좋을까? 냉정하게 생각하면 정말 말도 안 되게 별로인 냄새인데 말이다. 발바닥은 꼬릿 꼬릿한 냄새와 찌든 내가 나고, 입 주변은 늘 침 때문에 나는 쉰내에, 대변냄새는 또 어떻고...

    그런데 신기한 건 이 모든 냄새가 사랑스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나는 종종 괜히 별이 발바닥 냄새를 맡으며 "으 꼬린내~" 라며 한껏 웃으면서 다시 또 그 냄새를 맡곤 한다. 모르는 어떤 이가 보면 아마 미쳤다고 할 것이다. 어느 누가 꼬린내를 스스로 맡고 좋아할까? 내가 생각해도 미친 것 같다. 꼬릿 꼬릿 찌린내 나는 발 냄새는 구수하게 느껴지고, 쉰내 나는 입 주변을 수시로 맡으면서 좋아하는 것을 보면 말이다.

    그렇지만 모든 별이의 냄새가 그렇게 기분 좋고 행복할 수가 없다. 마치 부모가 어린 자녀의 체취를 귀여워하듯 말이다. 소중한 존재가 뿜는 냄새는 후각을 자극시켜 그 냄새에 담긴 추억마저 소중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소중한 나의 반려견과 함께 있을 때 가장 행복하고 그의 곁에서 맡은 그 체취 또한 행복한 추억에 담기니 이 모든 것이 사랑스러워질 수밖에...

    오늘도 나는 말로 설명 안 되는 의문을 품은 채 별이에게 코를 박고 킁킁거린다. 그 냄새에 매료되어 그닥 의문을 풀 생각도 없어보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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