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지도 덥지도 않은 어느 마을에 성격 좋은 광대가 살았습니다.
광대는 여러 가지 이름으로 불렸는데, 그 불리는 이름 중에 광대의 진짜 이름은 없었어요.
광대는 항상 붉은 화장과 붉은 옷을 입고 입가에 빠듯한 미소를 지으며 흐뭇한 눈으로 사람들을 바라보았답니다. 그의 영혼 속엔 즐거운 태양으로 가득한 것처럼 보였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몰랐어요. 광대가 눈물로 퉁퉁 부은 눈을 감추기 위해 일부러 붉은색으로 짙게 화장을 한다는 사실을요...
광대는 또 한 번 크게 웃기 위해, 사람들에게 가득한 미소를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어두운 방으로 갈 때면 남모르게 차오른 슬픔을 한껏 게워낸다는 것을...
하지만 광대는 그런 자신의 삶이 좋았답니다.
누구나 겪는 기쁨과
누구나 겪는 슬픔을
그는 언제나 만끽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거든요.
퉁퉁 부은 얼굴에 붉은 칠을 할 때, 그는 오늘 하루 신나게 웃을 것을 생각하며...
가슴이 저린 채 신나게 웃을 때면, 그 시름을 자신의 방에 찾아가 실컷 울어댈 것을 생각하며...
그는 광대이기에
그런 기다림조차
행복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늘 애써 행복하고 기분 좋은 것들로 제 자신을 치장하고 싶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소망은 아주 어린 시절로 막을 내렸습니다. 세상엔 참 많은 감정들이 있었거든요. 한 번 불타오르게 웃고 나면 또 한 번은 시원하게 울어 버리는 것이 '나'를 소비하기에는 더 충만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내 팔 길이만큼 뻗어서 빈 공간을 휘저어 보는 것이 잘못이 아니길 바라면서...
저는 종종 눈물을 뚝뚝 떨구는 딸아이를 보며 습관적으로 '울지 마!'라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깨달았죠... 내가 실수하고 있다는 사실을요... 그래서 정말 서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실컷 울어라. 네 맘이 편해질 때까지... 그래도 돼!"
알지만 하고 있지 못하는 일들이 하나 둘 수면 위로 떠오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