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otóma
눈을 떴을 때
엄청난 갈증이 밀려왔어요...
그리고 다시
기억이 없어요...
얼핏 바람 소리를 들은 듯해요...
하지만
너무 선명하기에
가짜인 것 같아요...
누군가의 머리 위에 뜬 무지개...
그곳에서
꿈을 꾸고 있었어요...
마치 그 사람의 꿈을
내가 꾸는 듯...
그녀의 생각들이
내게 가득 채워짐이 느껴졌어요...
깨어나자
머리가 무거웠어요.
그리고
낯설은 곳이
내 앞에 펼쳐져 있네요.
여긴
어디일까요
...
때론
나는
장님에 귀머거리에
벙어리일 필요가 있었어요…
그러한 이유가 분명하지 않을 때일수록 더욱더
하지만…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속에 무언가 시큼한 것이 가득 차면
몹쓸 통증이 오지요
그 무언가를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나는 장님에 귀머거리에
벙어리 역할을 좀 더 잘할 수
있었을까요…
하지만
이미 너무 늦어 버린 거지요…
해변엔 이제…
나와
잃어버린 내 가방뿐이네요…
아…
한켠엔 아직
엄마 품을 잃은 아기 밤비도 있더랍니다
아무도 그걸 보지 못했겠지만
전 마지막으로 그걸 모른 체하려고 합니다.
그것이 무슨 색이었는지
어떤 눈을 하고 있었는지…
그저 그냥
지나간 이야기일 뿐…
안녕
지나간 날들아!
'시큰한 자줏빛 바다'의 연재는 공식적으로 이번이 마지막입니다.
곧 브런치 북으로 엮을 예정이고, 조금은 다듬어서 내 보이려고 합니다.
때때로 들러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생각보다 많은 관심을 주셔서 한 주 한 주 글을 올릴 때마다
가슴이 설레기도 했습니다.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말은 이제 이곳에선 더는 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하루하루가 보태어져 제 자신이
그저 성장하길 바라는 마음뿐입니다.
요즘은 밖을 나서면 여기저기 단풍이 올해 마지막 꽃이라도 피운 듯 흐드러져 있습니다.
하늘하늘한 봄보다는 강렬하고 더운 여름보다 뜨거운 색을 입은 가을인 듯 하지만,
정작 그의 뺨은 겨울이 스민 바람에 차갑기만 합니다.
붉은 뺨이 시려운 계절...
그 중심을 이제 지나가고 있네요!
모두 의미로운 가을 되시길요!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