섭지코지

by 한명화

어제 늦도록 주의보 내릴 정도의 많은 비가 내렸는데 섭지코지에 갈 계획인 오늘 아침 하늘은 맑고 푸르고 해님은 방긋이다

섭지코지까지는 숙소에서 30여분을 예상하고 해변도로를 이용하고자 마을길로 돌아들어갔다 길이 끊어지면 대로로 나왔다가 다시 진입을 반복하며 가다 보니 노인정에 가시는 마을 어르신들도 만나고 잘 가꾸어진 마당도 보며 이곳 주만들의 삶의 다양한 모습도 들여다볼 수 있었는데 마을 곳곳에 갈아버린 무 밭이 있었고 커다란 무를 뽑아 방치한 곳도 있어서 차를 멈추고 내려 칼로 무를 잘라보니 속이 아주 좋아 잎 달린 무 세개를 차에 싣고 오며 밭주인들이 얼머나 속상할지 마음이 아팠다

동네를 통과하고 달리는 해변 길은 푸르고 맑았으며 굽이굽이 검은 해안선은 부딪치는 하얀 파도와 바다에 떠가는 배들 그리고 갈매기의 춤사위는 너무도 아름다운 멋진 선물로 안겨왔다

30여분을 달려 도착한 섭지코지의 입장료는 없었으며 주차비는 나갈 때 내라는 안내를 받고 들어선 주차장은 들어오는 차들에 비해 좀 좁아서 돌려 나가는 차들이 많았지만 마침 나가는 차가 있어 주차를 하고 관광을 시작했다

아름다운 섭지코지는 다듬어 놓은 해안선 길을 따라 가는데 해안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탄성이 절로 나온다

눈길 닿는 곳마다 눈이 즐겁고 파도소리와 새들의 노래에 귀가 즐겁고 역시 제주다운 바람이지만 봄바람의 기분 좋은 스침에 날씨는 너무 좋았다

한참을 걷고 있는데 말 타는 곳이 있어 아저씨가 5000원에 태워 준다며 여행객을 부르고 이미 말위에 앉아 주인공이 되어 사진을 찍고 손을 흔들며 즐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이곳도 제주여서 화산석이 길도 돌탑도 바닷속 우뚝우뚝 선 기암 괴석도 모두 검은색이었으며 바닷속 검은 바위 위에 검은 바닷새들이 거센 바닷바람과 거친 파도소리에도 편안함으로 날개를 접고 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등대가 가까울 즈음 샛노란 유채꽃이 물결을 이루고 아주 많은 사람들이 행복한 웃음소리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달려와 돈 내라고 아무도 말하지 않아 고개가 갸우뚱하다

유채꽃이 많다 싶어 가까이 가면 어디선가 소리가 들렸는데 돈 내야 합니다 라고 이곳은 예외인가 보다.

유채꽃을 즐기고 가까이 산 위 등대에 가려는데 완만함은 여기 까지라는 듯 가파른 계단이 꽤나 높게 우리를 기다리고 조심스레 계단을 올라 하얀 등대 옆에 서니 발아래가 아슬아슬하지만 정말 아름다운 섭지코지가 한눈에 들어오고 눈앞에 펼쳐진 바다는 망망대해로 가물가물 하늘과 바다가 손잡고 있었다

아쉽지만 다른 이를 위해 그 자리를 비워줘야 하기에 오를 때와는 다른 쪽 아주 가파른 거의 70도에 가까운 철계단에 다리가 후들거리며 등대를 내려와 가꾸어진 코스인 바닷길을 돌아보는데 성산 일출봉에서는 볼 수 없었던 성산일출봉의 옆모습을 가까이인 듯 볼 수 있어 너무 좋았다

섭지코지의 여행은 너무 힘들지도 않고 완만한 평지를 여유롭게 돌아보았기에 더더욱 좋았다

한 시간여에 걸친 섭지코지를 돌아보고 나오는데 주차비가 1000원, 입장료도 없고 주차비만 1000원이라니 ㅡ감사한 마음으로 섭지코지를 나서며 제주 섭지코지 당연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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