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기다릴께

가을이라며

by 한명화

개천가 둔덕에 하얀 쑥부쟁이꽃

작은 꽃씨 바람 타고 날아와서는

둔덕받이 시멘트촌 틈새 비집고

아주 작은 집짓고 들어 앉아서

한겨울 눈보라 이겨내더니

봄 바람에 앙증스런 고개 내밀고는

해님 비님 사랑에 쑥쑥 키 키워

기다리던 가을이라며 꽃을 피웠다


가녀린 몸짓사랑 하얀 쑥부쟁이 꽃

그 누구의 손길도 아니었는데

찬 겨울도 폭풍우도 다 이겨낸

강인한 삶의 길 숭고하여라

뉘라서 너 보다 강하다 할까


개천가 둔덕 채운 하얀쑥부쟁이 꽃

가녀린 몸짓으로 하얀 미소로

오고가는 모두에게 행복하라고

살랑 바람 반주에 노래부른다

가을이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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