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2025년 8월. 플랜비를 실행하다(1)

재건축은 어때?

by 손프로

일요일 저녁, 흑석 신축 투자가 어려워지자 바로 플랜비 실행에 들어갔다. 신축 매물을 보면서 재건축 단지도 함께 투자 후보로 고려 중이었다. 서울의 재건축 가능한 단지들을 봤을 때 주민들의 재건축 의지도 높고 낮은 용적률로 사업성도 우수한 목동이 눈에 들어왔다. 지금 재건축이 거의 완료된 개포나 반포처럼 목동도 신축들이 대규모로 들어선다면 핵심 주거벨트로 자리잡을 곳이었다. 또한 목동은 아이의 학령기를 보내기에도 좋은 환경이라는 점에서 우리 가족의 상황과도 잘 맞았다. 아이의 학령기를 보내는 동안 아파트는 신축에 가까워질 것이고 사업이 한 단계씩 진행될 때마다 매매가도 계속 오를 것이었다.


중요한 건 지금 가격이 싼지 비싼지 여부였다. 목동은 21년부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투자수요가 진입할 수 없었고 실수요만으로 거래가 이루어졌다. 한강벨트가 많이 오른 것에 비해 토허제는 상대적으로 싸보였고, 이미 사업 진행이 많이 돼 프리미엄이 높은 노량진 재개발보다 마진이 더 커보였다. 사업 후반부로 갈수록 프리미엄은 더 많이 형성될 것이기 때문에 끝까지 기다리지 않고 중간에 매도하는 플랜도 가능했다. 리스크 측면에서도 갑자기 하락장이 오거나 사업 진행이 느려도 재건축 단지는 실거주하면 되니까 재개발보다는 리스크가 덜하다고 생각했다. 이런 판단 끝에 노량진과 과천, 흑석과 함께 목동 단지도 6월부터 적극적으로 매물을 찾기 시작했다.


6월 규제 이후 목동 역시 매수세가 주춤했고, 고도제한 이슈까지 있어 거래가 멈춘 상태였다. 그래서 매수 문의를 하면 사장님들이 엄청 적극적이셨다.


나 : ○○ 매물 보고 연락드렸는데요.

사장님 : , 그 매물 좋아요. 오늘이라도 보러 오세요.


첫번째 집은 임차인이 살고 있는 집이었는데 생각보다 수리가 잘 되어 있고 무엇보다 뷰가 좋아서 마음에 들었다. 방 2, 화장실 1개라서 최소한의 짐으로 줄여야 했지만 초중고와 중심 학원가도 모두 가까워서 좋았다.


나 : 사장님, 이 매물 OO억 정도면 제가 하고 싶은데요. 가격 조정 좀 가능할까요?

사장님 : 네, 말은 해볼게요.


(잠시후)

사장님 : 매도인이 가격 조정은 안해줄 것 같아요. 자녀들이 말리는 모양이에요.

나 : 저도 급하지는 않으니 다른 매물 좀 찾아볼게요.


(다음주)

사장님 : 그 집은 가격조정이 어렵고 다른 매물이 새로 나왔어요. 아직 매물 등록도 안했는데 먼저 연락드린 거예요. 보러 오세요.

나 : 네, 오늘 가겠습니다.

매도인이 일시적 1가구 2주택 기한 때문에 매도하는 물건이었다. 집 상태와 가격 모두 저번 집보다 마음에 들었지만 아직 확신은 들지 않았다.





If~

양도차익이 똑같다고 가정했을 때 거주여부에 따라 세후수익의 차이가 커진다. 고가주택일수록 웬만하면 거주를 하는 게 세금 측면에서 훨씬 더 유리하다. 마포나 흑석의 신축을 투자했다면 단기 양도차익은 컸겠지만 거주 요건을 만족하지 않으면 결국 국가에 내는 세금만 많아질 뿐이었다. 전세를 끼고 투자하는 주택과 주담대를 받아 실거주하는 주택 중 전자의 매매가와 가치가 훨씬 높다면 더 좋은 자산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전자가 낫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후자를 선택하는 게 더 나을 수 있다.




Tip.

재건축의 경우 정비계획을 보면 분담금으로 얼마를 더 내야 신축을 받을 수 있는지 대략적으로 가늠할 수 있다. 하지만 사업이 진행되며 공사비와 분담금은 더 오를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정비계획 상의 숫자를 그대로 받아들이면 안된다. 또한 단지별로 청사진을 그리는 과정에서 비례율 숫자가 조정되기도 하고, 사업 진행계획과 실제는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조합에서 나온 데이터나 부동산 사장님 말만 믿고 투자를 결정해서도 안된다. 정비 사업 투자 자체가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하는 투자이기 때문에 분담금이 늘어나거나 사업이 지연되는 등 최악의 경우도 감당할 수 있는지 고려해봐야 한다.

keyword
이전 08화2025년 8월. 드디어 매수를 결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