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의 나에게

100점 만점에 100점

by 선우

책장을 정리하다가

5년 전의 내가 나한테 쓴 편지를 발견했다.

아직 많이 부족한 너에게

이번 연도가 너에게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는 알찬 한 해가 되길.

오로지 너에게 집중하는 한 해가 될 수 있게 계속 열심히 노력하길.

100점 만점에 68점이지만 이번 연도의 끝에는 스스로에게 얘기해보자.

100퍼센트의 확신으로 나에게 나는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이번 연도 5월의 중순에 쓰는 지금.

앞으로 다가올 6월, 7월, 8월, 9월, 10월, 11월, 12월을 축복하며

나에게 내가.


5년 전의 나는

나 스스로에게 100점 만점에 68점이었나 보다.

85점도, 75점도 아니고 68점.

정말 너무하고만.

조금 속상하다. 약간 슬프기도 하고.


가장 혹독한 비평가는 자신이다.

내가 최선을 다하지 못해서 결과가 나쁘게 나온 거라고 항상 채찍질하던 나의 모습이 되살아 난다. 지금 생각해보니 내가 나한테 좀 너무했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일에도 칭찬 많이 해줄걸.

조그마한 도약임에도 내가 가장 먼저 나서서 나를 안아줄 것을.

그러지 못했었다.

인생이라는 마라톤에서
세상은 항상
나보다 잘난 사람의 천지.




타임머신을 타고 5년 전으로 돌아간다면

한껏 안아줄 거야.

너무 부담 갖지 마. 일단 해보자.


결과가 나쁘게 나오더라도 그거는 다른 사람이 더 열심히 했을 뿐, 네가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은 아니잖아.


항상 최선을 다해 살아왔고, 숨 쉬고 있어.

그거면 충분해.

지금까지 살아줘서 너무 고마워.


목표만 보고 달려온 줄을 알아.

주변을 돌아보면 남은 것이 없는 황량한 사막처럼 느껴졌겠지. 하지만 그게 다가 아냐.


너는 너를 귀하게 여겨주는 사람에게는 항상 최선을 다했고, 성격이 맞지 않는 사람에게도 먼저 손을 내밀었어.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해도 괜찮아.

그 자리에 두고 가자. 그때의 감정은 그 자리에 두고, 뜰채로 좋은 기억만 떠서 간직하자.


사람을 얻고 잃었던 일.

감정을 소모하고 얻었던 일.

모두가 틀리지 않았다.


지나오면 다 괜찮아질 거야.

나쁜 일도 좋은 일도 너의 발자취가 닿았던 모든 순간은 다 옳았다. 그렇게 얘기할 수 있게 될 거야.


너는 항상 너일 거야. 시간이 약이라는 진부한 말도 먹히진 않겠지만, 당장에 들리진 않겠지만, 정말 나아질 거야. 다 괜찮아질 거야.


너의 인생을 타임랩스로 찍는다면

한 편의 영화가 될 거야.

너의 역사에 우주먼지 같은 찰나들은 훌훌 털어버리고 좋은 부분만 편집해서 남기자. 너의 역사에 하나의 기둥으로 남을 좋은 일들만 낱낱이 기억하자.

지금의 내가 5년 전의 나로 돌아간다면
너무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너를 너무 자책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사람들은 결과를 보겠지만
너는 과정을 기억했으면 좋겠어.

수고했다고 말해줄래.
어렸을 때의 넌 정말 순수하고 여렸다.
상처도 많이 받았을 거야.
하지만 항상 훌륭했다고도 말해줄게.

잘했어. 잘해오고 있어.
앞으로도 잘할 수 있어. 너를 믿어.

그리고 너는 나에게 항상
100점 만점에 100점이라고.

알지?


라고, 말해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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