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
너를 만나기 전에 어떤 남자를 만났었어. 그 사람은 나를 잘 모르면서 아는 척을 했었지. 나한테 할 말이 있다고 하더니 어느 식당으로 오라더라. 그 식당에 갔더니 그 사람의 친구가 대신 나왔었어.
그리고 나한테 얘기하더라고. 더 이상 그만 만나고 싶단 말 대신 전해주러 나왔다고.
어이가 없었어.
드라마에서만 있던 일.
혹은 친구한테 듣기만 했던 그런 나쁜 남자를 실제로 만나니 너무 놀랍더라.
그때는 친구라는 사람한테 타격 안 받은 척 당당하게 받아쳤었는데 실은 엄청 상처가 됐었어. 그날 그 남자의 친구가 나한테 조언이랍시고 말해주더라고.
솔직히 걔는 줄도 안 잡고 있는데
너 혼자 줄다리기하고 있는 거야.
그때 이후로 다짐했어.
착한 남자만 만나겠다고.
나만 바라봐주는 그런 사람만 만나겠다고.
그 상처를 완전히 이겨낼 때까지는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랜 시간이 걸렸었어.
상처를 치유해가는 과정 안에서 너를 만났다.
처음에 너를 만났을 때 '내가 이렇게 멋진 남자를 욕심내도 될까?'라고 생각했었어.
너는 너무 당당했고, 자신감이 넘쳤고, 항상 확신에 차 있었어.
반면에 그때의 나는 너무 힘들었고,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 분노에 차 있었고, 그릇된 자신감으로 나를 포장했었거든.
너는 내가 남한테 가장 들키기 싫은 모습을 내보이게끔 만들었어. 말 그대로 무장해제시켰지.
데이트 3번 만에 가장 잘 보이고 싶은 사람인 너 앞에서 펑펑 운 내 모습을 보며 내 자신에게 너무 놀랐었어. 너 앞에서 그런 모습을 보였음에도 하나도 창피하지 않았거든. 하나도 부끄럽지 않았거든.
왠지 너는 나를 이해하고 받아줄 것만 같았어.
나는 한동안 스스로 알면서도 회피형 연애를 이어올 수밖에 없었고, 그런 나를 받아들이기가 힘들었었다. 어쩔 수 없다고 위로는 할 수 있었지만, 온전히 나를 인정할 수는 없었어.
이 글은 이런 나에게
안정적인 연애를 할 수 있게
변화시켜준 너에게 보내는 찬사다.
너라는 사람이 내 인생에 있는 건 축복이야.
너를 생각하면 여름에 있는 청량한 숲 속 향기가 난다.
풀들이 비에 젖어서 흙에서부터 올라오는 냄새.
포근히 올라오는 그 냄새.
너와 함께 할 수 있는 눈부신 봄과 여름과 가을과 겨울을 나에게 선사해줘서 고마워.
나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에 당신과 함께 하기를.
과거는 당신과 함께이기 때문에 너무 행복했었어.
현재는 당신과 내가 함께 서로 집중해야 할 지금이야.
미래는 도착했을 때는 우리가 상상한 것과 전혀 다를 수 있겠지만, 그래 한번 해보는 거다.
오늘을 함께 살고
내일을 부푼 마음으로 기대하자.
준비됐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