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친구

뿌리 깊은 나무

by 선우


10명 중에 2명은 날 싫어하고
1명은 날 좋아하고 7명은 나한테 관심이 없다.

<미움받을 수 있는 용기>라는 책에서 소개된 말로 유명하다. 살아본 바로는 대체로 저 말이 맞지만, 항상 맞지는 않다. 분명 7명이 나한테 관심이 없어야 할 텐데 누군가의 선동으로 나머지 7명도 나를 싫어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겪어본 1인으로서 내 통제를 벗어난 그 상황은 내가 노력을 해서 바꿀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많이 힘이 드는 일이다. 오히려 노력을 하면 상황이 더 악화되는 것 같기도 하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한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는데,
내가 무슨 피해를 끼쳤다고 나를 그렇게 내쳤는지.


그때의 그 시간에 하필 내가 그 상황에 존재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상황을 지나오면서 엄청나게 자책을 했었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서는 내 탓이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냥 아직은 어른이 되지 못한 어른이들의 집단에서 하필이면 내가 희생양으로 걸려들었을 뿐이다.


하나 배울 점을 남긴다면, 친구가 아닌 사람에게 솔직하지 말 것. 그들은 나의 솔직함을 나를 상처 내고 벨 검으로 사용할 테니 말이다.




그런 시간들 속에서도 나의 사람으로 남은 몇몇의 사람들이 있다. 10년 이상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 친구들이다. 나를 판단하지 않고 나의 단점을 끌어안아주며 언제나 내 옆에 묵묵히 남아있는 사람들.

그런 사람이 나의 인생에 몇몇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봤다. 한 3명이 손에 꼽힌다. 다시 생각해보니 나는 꽤 성공한 사람이 아닌가. 내 인생을 돌이켜 보게 된다.

그 3명 모두 다 나에겐 10년 이상이 지난, 갑자기 만나도 척척 티키타카를 완성할 수 있는 내 사람들이다. 그들에게는 나의 마음속 진심에 있는 것을 꺼내서 보여주기가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

내가 나의 가장 친한 친구에게 했던 말이 생각난다.

나는 너의 뿌리야. 내가 항상 응원해.

그들을 위해 뿌리 깊은 나무가 되겠다.

홀로 서있어도 항상 단단한 사람이 되려 한다.

나를 믿어주고 응원하고 이해해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기에 다시 한번 해볼 수 있다.


그리고 하나 더 욕심을 낸다면 나를 믿어주는 사람 중에 ‘나’도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까지 나는 나에게 항상 혹독하게 몰아붙이는 존재였지만, 이제는 나는 내가 나의 부모님 같은 존재가 되려 한다. 부모님의 마음에서 세상을 향해 아장아장 발을 떼는 아이를 대하는 것처럼 나에게 작은 일에도 잘한다고 칭찬해주려 한다.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말해주려 한다.

만약 일이 잘 안 풀리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럴 때는 조금은 동굴로 들어가 숨을 수도 있다.

도망쳐도 괜찮아.

괜찮기 위해 지금 안 괜찮을 수도 있는 거야.

라고 나 스스로 얘기해주길.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이불을 걷고 일어나서

다시 세상을 향해 나가는 거다.

할 수 있다. 잘 해낼 수 있다.


나는 나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


가끔씩은 거울에 있는 내 모습과 똑바로 눈 맞추기 힘든 날도 있을 것이다.


그래도 나는 나를 믿는다.



거울을 보고 허리에다가 두 손을 얹는다.

고개를 쳐들고 나를 똑바로 바라본다.

너는 멋있어.
너는 훌륭해.
너는 아름다워.


오늘도 한번 멋지게 살아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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