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돈이 문제다. 꿈을 꾸려고 해도 돈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앞을 가로막는다. 살면서 1인분의 몫은 하고 살아야 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다. 밖에 나가서 풀타임으로 일을 하더라도 돈은 통장에 구멍 뚫린 듯 슝슝 빠져나간다. 식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핸드폰 통신비, 교통비 등등.
하루라도 돈을 안 쓰는 날이 없다.
돈 때문에 너무 숨 막힌다.
그런 날에는 문구점에 들린다.
문을 열고 들어간다.
여기부터 저기까지 다 주세요!
라고까지는 못하고.
이것저것 잡다한 것들을 한가득 사고 나오면, 별것 아닌데도 부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어렸을 때는 비싸서 사지 못했던 물건들이 다 커서 보니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항상 양손에 물건을 집으면 둘 중에 하나는 내려놓아야 했던 어린아이여야 할 때는 지났다.
이제는 적은 돈이라도 내가 벌고 쓰는 거다.
그러니 내가 사고 싶은 것을 사는 거라고.
비웃지 말라고오오.
나이 들어가면서는 옷을 살 때 비싸더라도 오래 입을 옷을 산 게 된다. 그러다 보니 사고 싶은 물건들의 가격이 점점 올라간다. 그만큼 눈이 높아지는 것이다. 눈이 높아진 만큼 통장잔고도 차오르면 좋으련만, 쉽지 않다.
어렸을 때는 작은 것 하나에도 기뻐했었는데.
오늘 핫트랙스에 들렀다. 그전부터 눈독 들여오던 형광펜 세트와 나름 가격이 있는 제도 샤프를 집었다. 옆에 진열되어 있었던 노트패드도 하나 집는다. 내가 좋아하는 브랜드의 스티커도 다섯 개나 집는다.
계산하러 계산대 앞에 섰다.
물건들을 모두 합쳐도 3만 원을 넘지 않는다.
알찬 소비였다.
집에 와서 책상에 펼쳐놓는다.
뿌듯해진다.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
실천했다.
언제까지 이렇게 위안하며 살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늘의 어리광은 여기까지.
아주 확 그냥
내가 정말 성공하고 만다
아주 엄청난 부자가 될 거야
내가 가는 길에 꽃만 뿌려놓을 거야
하지만 꽃길은 비포장 도로
이건 우리 모두가 아는 사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