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나이가 몇이야? "서른 넷입니다." 삼십 대부터 체력이 이십 대와 달라. 관리 잘해 "쉬는 날 오전에 헬스, 오후엔 수영합니다."
알고 지내는 형이랑 전화통화를 하다가 나눈 대화이다. 요즘 아는 형 말고도 오랜만에 보는 지인들이나 친구, 심지어 부모님께서도 몸 관리를 잘하라고 하신다. 막상 20대여도 그 숫자가 이십 대의 끝, 만 나이 29살로 얘기하고 다녔던 시절에는 20대의 패기를 믿고, 친구들과 밤새 술을 마시며 다음날 해가 뜨는 걸 보고 해장하고 귀가한 적도 있었다.
30대가 되어서는 초저녁도 아닌데 최대한 빨리 약속을 잡고, 무슨 일이 있어도 밤 11시 전에는 들어오려고 한다.이상하게 12시가 되면 피곤해지기 때문에 최대한 빨리 먹고 빨리 들어오고 싶다.
20대에 건전한 음주를 하지 않고, 폭음을 많이 해 26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역류성 식도염+위염의 불명예 타이틀을 얻었고, 만성이 되어 조금만 신경 쓰면 속이 쓰리고 소화가 안되고 부대껴 내과 약을 달고 살았다. 이때는 취업준비도 같이하고 있어서 배로 힘들었다.
이렇게 복통호소와 약 복용을 병행해 취업활동을 하면서 드라마 미생이 방영하던 시절. 어렸던 장그래에게 바둑을 가르쳐주는 선생님이 체력에 대한 말씀을 해주시는데 이 대사가 새로운 인생을 살게 해 주었다.
"네가 이루게 싶은 게 있다면 체력을 먼저 길러라 네가 종종 후반에 무너지는 이유 대미지를 입은 후에 회복이 더딘 이유 실수한 후 복구가 더딘 이유, 다 체력의 한계 때문이야 체력이 약하면 빨리 편안함을 찾게 되고, 그러면 인내심이 떨어지고 그리고 그 피로감을 견디지 못하면 승부 따위는 상관없는 지경에 이르지. 이기고 싶다면 네 고민을 충분히 견뎌줄 몸을 먼저 만들어. 정신력은 체력의 보호 없이는 일종의 구호밖에 안돼"
-드라마 미생 中-
항상 피곤하다는 말을 달고 살았으며, 10시간을 넘게 자도 개운하지 않았고, 별것 아닌 일에 짜증을 많이 냈었다. 그 영향은 가족들에게 제일 많이 갔는데 항상 뒤늦은 후회를 많이 하고 자책했다. 결국 내 체력의 한계가 나를 향한 비명이자 경고인데 생뚱맞게 가족, 친구, 지인, 직장동료들이 나의 비명을 들어준 거다. 현재 쉬는 날이면 오전에 헬스, 오후엔 수영 하루 2시간씩 운동을 하고 있다.
뭐든지 처음엔 완강히 거부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당연한 현상이고 조금씩 개선해 가야 할 부분이다. 인생이라는 길다면 긴 여정 속의 무게를 견디기 위해 무거운 쇳덩이를 오늘도 들어 올리길 반복하며 인내심의 한계와 한계를 뛰어넘을 방법을 강구하는 게 운동의 참묘 미가 아닐까 한다.
습관이 된 운동은 체력이라는 갑옷을 얻게 되어 자신감과 자부심이 생겼고, 인생이 조금씩 건설적인 성장을 이루는걸 눈앞에서 볼 수 있었다. 특히 내가 느낀 장점들은 굉장히 많지만 눈에 잘 보이는 장점들을 얘기하자면 장기적인 업무를 할 때, 퇴근을 해도 여유 있는 모습으로 가족들을 대할 때, 잠깐 쉬어도 금방 회복이 될 때, 위장약을 복용하지 않을 때 등이다.
과거 고대 철학자들의 시절 소크라테스와 플라톤도 운동을 정말 열심히 한 이유를 체감한다. 체력이라는 갑옷이 인생의 풍파를 버티게 해 주며 인생의 짓눌린 무게를 들어 올리기 위해 운동을 한다. 오늘도 나는 오늘이라는 새로운 인생을 들어 올리며 나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