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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샤네르 Feb 06. 2024

진짜 이유

아침부터 기분이 찜찜한 진짜 이유

성공을 이야기하는 많은 유투버들은 

자신이 얼마나 못났었는지 이야기하고,

지금은 환골탈퇴하였다고 여유가득 품은 미소를 짓는다. 

그런 성공담을 들을 때면 마치 나도 지난한 시간을 지나 성공한 새로운 내가 된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어려운 시간을 뛰어넘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

돈도 벌고 자신의 분야에서 사람들로부터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사람,

그런 사람이 부럽고 되고 싶다. 


그런데 막상 못났던 시절의 시간들을 

어떻게 갈아넣었는지, 어떠한 재료를 어떤 비율로 섞어서

훌륭한 메인디쉬로 재탄생한 것인지 그 비법은 며느리도 모르는 것은 아닌지.


졸업식 아침

어젯밤부터 흩날린 눈발이 고스란히 나무며 건물에 

딱 보기좋게 쌓여있다. 정문에서 건물에 들어서기까지 꽃을 파는 장사가 늘어섰고,

학생들은 삼삼오오 사진을 찍는다. 가족들도 손에 꽃다발을 들고 운동장을 가로지른다. 


하지만, 조용히 연구실로 숨어들듯 들어오는 나는

졸업식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올해 초 나에대한 졸업생들, 심지어 내가 지도하였던 학생들로부터 

악평을 받았기 떄문이다. 아무리 드라이를 해봐도 고블고블해지는 악성 곱슬머리처럼

악평의 늪에서 3년째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싶다. 

졸업식날 학생들과 웃으며

"진짜 고생했다, 졸업식 하니까 어때?"라고 물어볼 수 있는 

위엄(authority)을 잃지 않으나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교수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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