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온 뒤, 작은 웅덩이에 비친 우리
도로가에 핀 호수
비가 쏟아지고 난 뒤에 큰 웅덩이가 생겼어요.
펭순씨와 펭돌씨가 앉아 웅덩이를 구경하고 있네요.
아하, 웅덩이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있네요.
바쁘게 살아온,
그래서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했던,
거울을 보더라도 얼굴에 묻은 무언가를 때내기 위했던 펭순씨와 펭돌씨.
우물에 비친 그들의 모습은
참 평안하고 여유로워 보여요.
거울보다 흐리지만,
거울보다 일렁거려 보기 불편하지만,
왜인지 그래서 조금은 긴장이 풀리는 것 같아요.
비록 도로에 핀 작은 웅덩이지만,
지금 이 순간만큼은 그들에겐 넓은 호수 같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