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두 번째 끼니라며
밤 11시가 되어서야 시아버지는
갓 끓여온 만둣국을 후루룩 마신다
손님 밥상에 후다닥 밥을 놓느라
정작 자신의 끼니는 쫓아갈 새 없던 등이
반달처럼 기운다
발바닥 뜨겁게 분주했던 낮이 지나고
노년이 식탁에서 식는데
30년 넘게 다른 곳에서 살았지만
왠지 그 뒷모습이 익숙한 거다
다음 날 아버님은
서울로 떠나는 채비를 하는 우리에게
수원에서 가장 맛있다는 만둣집의
군만두 두 상자를 사와 건네셨다
만두는 뜨거울 때 먹어야 맛있다는 말을 남기고
분주히 어딘가 가는 아버지
자식에게 무얼 더 챙겨주려고 또 발을 데우나
속이 꽉 찬 만두는
몸이 식기전
또 어느 밤의 허기를 채울까
왠지 먹어보지 않아도 나는
그 만두 맛을 알 것만 같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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