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곳곳을 다닌다
오늘 먹은 건 국밥
후다닥 말아먹는다
그런 습관이 든 건
내장이 무거우면
빈 서류 가방에 미안하니
한자리라도 더
옮겨보려는 걸음 때문이다
호기롭게 펼쳤던 날개를
진회색 양복으로 접어 입으니
마음도 같이 접혀
코앞의 것을
가려내기 어렵다
먹이인지 먼지인지
사는 이유란 뭘까
단순해진 머리는 대답할 줄 모르고
저녁 소파에서
휴대폰 전자파로
생각의 씨를 말리면
한때 평화 였던 내 이름은
부리 내밀고 꾸벅꾸벅 졸면서
꿈속에서 떨군 꿈들을
주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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