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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Jun 09. 2020

두 달 동안 오전 5시에 기상하며 느낀 점

미라클모닝, 아침루틴, 아침형 인간

아래 글을 썼던 4월부터 시작해서 새벽 5시에 기상한 지 어느덧 두 달이 됐다. 시작한 이유는 단지 남들이 (특히 성공한 사람들이) 좋다고 하니까 한번 직접 해 보자 그뿐이었다. 첫 3일은 5시에 일어나는 게 꽤 힘들었지만 1주일이 지나니 전처럼 힘들지 않았다. 2~3주가 지나니 깜빡 늦잠을 자도 6시 반에 일어나게 되었다. 1달이 지나니 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게 좋은지 너무 이해가 갔다. 이제는 일찍 일어나는 것을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https://brunch.co.kr/@sejooni/79


일찍 기상하는 것이 왜 좋은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상적인 나에게 가까워지도록 도와준다.


무언가를 매일 빠짐없이 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시간은 새벽이다.

일찍 일어나지 않을 때 나에게 있어서 운동 시간은 '퇴근 후 언젠가'였다. 그런데 퇴근 후 운동할 시간이 나는 날은 별로 없었다. 딱히 바쁜 것도 아닌데 퇴근 후 약속이 잡히는 날들도 있었고, 장을 보러 가야 하는 날들도 있었고, 피곤하니까 TV를 보면서 쉬고도 싶어서 운동할 시간을 놓쳤다. 운동은 '하면 좋은 것'이지 일, 잠, 식사처럼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친구를 만나서 노는 것처럼 '즐거워서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은 것' 도 아니어서 항상 우선순위에서 밀려났다. 그런데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기로 마음을 먹으니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댈 수가 없었다. 하기 싫은 날은 어차피 운동하기로 정해놓은 시간이니 요가 매트 위에서 스트레칭이라도 했다.


예를 운동으로 들었지만 무엇이든 매일 빠짐없이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새벽에 일찍 일어나서 하면 안 할 핑계를 댈 수 없다. 아침 시간은 새로운 행동을 끼워넣기에 가장 최적의 시간이어서 새로운 습관을 만들 발판이기 때문에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습관은 모든 습관의 어머니 습관 격이다. 모든 새로운 습관에는 신호(트리거)가 필요한데, '아침 루틴'에 끼워 넣는 것만으로도 트리거 역할을 한다.



홀로 나를 찾는 시간

새벽에 일어나면 세상이 정말 조용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일어나기도 전이어서 이메일을 확인할 필요도 없고, 전화나 문자가 올 일도 없고, '해야 할 일'이나 '가야 할 곳, ' '만나야 할 사람' 도 없다. 그저 고요함 속에 홀로 현재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다. 명상을 하기에도 더없이 좋은 시간이다. 나는 아직 정석적인 명상을 하지 않지만 새벽에 일어나면 의자에 앉아서 '여기 내가 있구나. 내가 현재를 살고 있구나'라는 자각을 하려고 노력한다. 해가 뜨는 걸 보면서 '내가 있는 세상의 하루가 시작되는구나'라는 생각을 한다. 그럴 때면 평소 하루에 휩쓸려서 정신없이 '해야 할 일' 들을 수행 할 때는 느낄 수 없는 삶에 대한 경외감이 든다.



아침의 기운은 하루 종일 지속된다

아침을 좋은 기운으로 시작하면 하루 종일 좋은 기운이 지속되고 아침에 하는 운동은 하루 전체에 활력을 불어넣어 준다. 정신이 밤에 잠자리에 들 때마다 리셋되어서 일까? 전날 밤에 강하게 하던 생각들도 아침이 되면 사라지곤 하는데, 아침에 느낀 기분과 아침에 한 생각, 아침에 받은 활력은 하루 오랫동안 지속된다.


나는 사실 고치고 싶었던 나쁜 습관이 있다. 가끔 솔직함을 내세우며 생각 없는 말을 내뱉고 후회하는 습관이었다. 말을 예쁘게 고치고 싶어서 언어습관에 대한 책들을 읽어 보니 문제는 말버릇처럼 단면적인 문제가 아니라 비판적 사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아침마다 긍정적인 자기 암시를 하기 시작했다. 최근 읽은 <일본 최고의 대부호에게 배우는 돈을 부르는 말버릇 (제목은 너무 돈에 치중되어 있지만 내용은 전혀 그렇지 않다)> 를 따라서 내가 좋은 감정이 없는 사람일 지라도 모든 타인에게 "이 사람은 사실은 정말로 좋은 사람이다. 이 사람에게 좋은 일이 눈사태처럼 일어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고, 남의 행복을 빌자 정말 기분이 좋아졌다. 그래서 내친김에 매일 감사일기를 쓰기 시작했다. 아침을 감사한 마음으로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무심코 "날씨 정말 별로네" 같은 사소한 부정적인 말을 하더라도 스스로 흠칫 놀라며 급히 정정하기 시작했다. 앞으로 긍정적으로만 생각하고 세상에 좋은 기운을 주고, 다른 사람의 행복만을 비는 사람이 되고 싶다. 아침 시간을 이용해서 매일매일 노력하면 결국은 그렇게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의지력 단련

대식가에 천성이 게을렀던 내가 20킬로를 감량하고, 사소한 학교 숙제도 항상 잊어버려서 교실 뒤에서 벌서기 일쑤였던 내가 대학원을 졸업하고도 매일 학습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면서 배운 것은 의지력도 근육처럼 단련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의지력은 계속 단련하지 않으면 약해진다. 한때는 의지력에 불타올라서 체중도 감량하고 공부도 잘할 수 있었지만 이따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무력감에 시달릴 때도 있었다. 그럴 때 내게 도움된 것은 운동이었다. 쉬고 싶은 몸을 일으켜서 운동을 하면 성취감이 들고, 다른 것들도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었고,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영향을 주었다.  


https://brunch.co.kr/@sejooni/15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도 마찬가지란 것을 알았다. 매일 아침 일찍 기상하는 것은 쉽지 않다. 거듭할수록 처음보다는 쉬워지지만 그래도 의지력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따뜻한 이불 안에서 자고 싶은 자신을 넘어서 침대를 박차는 작은 성취를 이루면서 하루를 시작하면 하루를 대하는 태도가 좋아지고, 그런 나날들이 쌓여서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자존감

새벽 기상을 나와 비슷한 시기에 시작한 친구가 이 글을 읽고 자신에게 아침이 준 가장 큰 선물은 '자존감'이었다며 이 글을 적어주었다. 그리고 새벽의 작은 성취가 하루 동안 자존감을 높여준다는 말에 나도 정말 공감한다. 

매일 아침에 일어나서 하는 데일리 루틴이 있다. 오전 5:30에 기상해서 바로 심으뜸 매일 아침 8분 스트레칭을 하고 잠자리를 정돈한다. 10분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이미 3가지 일이나 완성했다는 성취감이 나의 하루를 풍성하게 만들어준다.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기쁨이, 나 자신을 오늘도 이겼다는 승리감이, 가까이서 지켜보던 사람들이 바라본 나의 변화에 대한 칭찬이 나를 진짜로 대단한 사람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을 준다. 생각해 보면 별것 아닌 것 같은 오전 5시에 일어나서 하는 작은 성취를 시작으로 기적 같은 일들이 일어났다. 매일매일 좋은 일들이 생기고 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서로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받으며 마치 온 우주의 기운이 나를 도우려고 몰려오는 것 같다. 하나하나의 작은 성취에 매일 스스로에게 만족감을 느낀다. 새벽의 작은 성취는 나에게 자존감이라는 선물을 주었다.



이어지는 글

https://brunch.co.kr/@sejooni/116


도움이 된 책들

습관: 미라클 모닝, 아주 작은 습관의 힘

말: 말 그릇, 돈을 부르는 말버릇, 나는 당신이 스트레스 없이 말하면 좋겠습니다, 사소한 말 한마디의 힘, 인간관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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