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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준희 Mar 12. 2021

1억부터 5억 자산까지의 개인사 - 주식 or 부동산?

부동산, 주식, 네트워크, 동업, 협상, 운, 호황, 근로소득

지난 2월에 아래의 글 - 1억까지 모은 개인사 - 를 쓰고 나서 5억까지 모은 방법도 쓰기로 약속했었습니다. 글을 쓰는데 까지 1년이 넘게 걸렸네요. 1억까지 모았을 때는 부업과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노동소득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리고 1억 이후로 불어난 재산은 거의 전적으로 투자소득으로 인해 불어났습니다.

 

https://brunch.co.kr/@sejooni/40


1억부터 5억까지

기간: 3년

방법: 부동산, 주식, 네트워크, 동업, 협상, 운 (주식 호황), 근로소득, 연금


1. 근로소득

막 1억이 모였을 당시 월급이 20% 정도 인상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한 번도 월급이 인상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회사가 어려워서 지금은 25% 월급이 인하되어 5년 전보다 월급이 낮은 상황입니다.  수입은 괜찮은 편이지만 아주 고소득은 아닙니다. 월급이 많아져서 재산이 더 모인건 아니라는 걸 보여드리기 위해 말씀드립니다.


연봉을 높이기보다 편한 직장에서 시간적 자유를 확보했습니다.

다른 곳으로 더 높은 연봉으로 이직할 기회도 있었지만 (아래 글 참조) 가지 않은 이유는 다니던 직장이 편안해서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나 월급 인상을 위해선 이직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제 우선순위는 커리어 개발이나 월급 인상이 아니었습니다. 이직하면 새로 일을 배우고 적응시간이 필요할 텐데 저는 이직해서 직장에 필요한 능력을 키우는 대신 기존의 직장에 다니며 더 본격적으로 재테크를 공부하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이 선택이 누구에게나 좋은 선택은 아닐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렇지만 저는 조직생활을 잘하지 못하는 성격을 타고나서 이런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https://brunch.co.kr/@sejooni/124


저는 일하기 시작한 이래로 최대로 연금 붓기를 계속했습니다. 4년 전부터 지금까지 매년 세전 2천만 원 정도를 연금에 넣고 있습니다. 저는 현재 약 1억 원 정도의 연금을 가지고 있습니다.


2. 부동산

지난 3년 동안 가장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한 분야는 부동산입니다. 1억이 모이기도 전부터 부동산 시장을 조사해 왔고 1억이 모인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시간을 투자해 공부해 왔습니다. 제 부동산 투자는 나름대로 성공적이었고 두 가지 요소가 결정적으로 작용했는데 1. 좋은 위치를 고른 것과 2. 시세보다 싸게 산 것입니다.


좋은 위치

부동산은 위치가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좋은 위치를 고르는데 1년 이상의 시간을 들였습니다. 이 지역이 오르는 지역인지를 가늠하는데 여러 가지 방법을 동원했습니다. 행인에게 이 지역이 발전하는 지역인지 묻기부터 시작해서 새로 지어지는 좋은 건물이 얼마나 있는지, 정부 데이터를 분석해서 지역의 평균 소득이 늘어났는지, 더 많은 사람들이 이사 들어오고 있는지, 고급화된 비즈니스들이 얼마나 많이 들어왔는지 등을 발로 뛰며 알아보고 분석했습니다. 8개월 동안 거의 매 주말 2시간 떨어진 타 지역으로 '출퇴근'하며 알아봤습니다. (저는 뉴욕에 살면서 필라델피아와 뉴저지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시세보다 싸게 사기

부동산이던 주식이던 시세보다 싸게 사는 게 정말 중요합니다. 예를 들어 시세 3억의 집을 2억에 산다면 곧바로 1억을 번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1억부터 5억으로 재산을 불리는 데 있어서 싸게 산 것이 가장 큰 역할을 했습니다. 첫 집을 살 때, 가진 돈 1억 중 8천만 원 정도를 계약금으로 걸고 시세 3억 원 정도의 필라델피아 주택을 사서 1500만 원 정도를 이용해 간단한 수리를 마쳤습니다. 이 집은 시세가 3억 원이었지만, 옆에 주차공간으로 쓰는 빈 땅이 딸려 오는 집이었습니다. 이 빈 땅의 가치는 1억 원 정도였지만 집주인이 그 땅을 주차공간으로 사용해 왔기 때문에 땅을 따로 팔려고 하지 않고 묶어서 팔았고, 저는 집을 사면서 동시에 1억을 번 셈이 됐습니다. 그 집을 사고 나서부터 그 땅을 팔겠냐는 전화를 자주 받습니다.


3. 동업

첫 집을 사고 나서 일 년 후부터 지인과 동업을 시작했습니다. 지금 그는 제 비즈니스 파트너이자 절친한 친구가 되었습니다. 저는 좋은 집을 고르는 작업과 협상을 주로 했고 제 비즈니스 파트너는 일꾼들을 고용해 집을 고치는 걸 담당했습니다. 동업자가 생긴 후, 상태가 좋지 않은 집을 싸게 사서 고쳐서 가치를 높이는 일을 반복했고, 그럴 때마다 5000만 원에서 1억 사이의 가치가 더해졌습니다. 둘이 함께 3년 동안 4채의 집을 구입했습니다.


좋은 동업자를 만난 건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서로 잘하지 못하는 부분을 상쇄해서 좋은 팀을 만들었기 때문에 더 좋은 투자를 할 수 있었습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주위 사람들의 도움의 역할이 커지는 것 같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좋은 점만 말씀드린 것 같아서 단점도 말씀드리겠습니다.


부동산 투자의 단점

1. 부동산 투자는 '패시브 인컴'이 아닙니다. 시간이 어마어마하게 많이 들어가고 공부할 것들도 많고, 직접 움직여야 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에게 있어 부동산 소득은 '액티브 인컴'입니다. 제 시간과 에너지를 갈아 넣어 돈을 버는 또 하나의 일입니다. 저 같은 경우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부동산에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수 있었지만 보통 직장인들에겐 절대 추천할 수 없는 방법입니다.


2. 부동산 투자를 할수록 돈을 더 절약하게 됩니다. 평소에 검소하게 살려고 노력하던 제게 부동산 수리에 들어가는 액수는 정말 크게 느껴졌습니다. 지붕 같은 큰 걸 고치는 데는 500만 원, 문 같은 작은 수리를 하는데도 50만 원은 쉽게 들어갑니다. 월급을 모아서 투자를 하는 제 입장에선 항상 수리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어야 했고, 재산은 조금씩 불어나도 나중을 위해 더욱더 지출을 하기 힘들어졌습니다. 목돈이 나갈 일이 많다 보니 평소에 재정 계획을 잘 세워놓아야 하고 스트레스도 아주 많습니다.


3. 부동산은 '규모의 경제'라고 하기 힘듭니다. 주식은 10만 원을 투자하던, 1000억을 투자하던 주식을 위해 해야 하는 일이 늘어나지 않습니다. 똑같이 분석하고 똑같이 공부하면 되지만, 부동산은 다릅니다. 1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 것에 비교해서 1000채의 집을 가지고 있는  1000 힘들고, 시간도 1000배로 듭니다. 그래서 규모가 커지면 골치도 그만큼 더 아파집니다. 역사적으로도 부동산으로 아주 큰 부자가 된 사람들은 단순 투자자가 아니고 부동산 개발을 했거나 REIT (부동산 펀드)를 만든 사람들입니다. 사람의 시간은 하루 24시간뿐이라, 어느 순간 더 이상 주택 투자로는 규모를 키울 수 없겠다는 시간적, 에너지적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고 더 이상 이렇게는 안 되겠다고 느낍니다.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추후에는 다세대 주택이나 창고 같은 (상업용 부동산) 다른 분야로 나아갈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4. 주식

저는 현금은 수리나 비상 상황을 위해 항상 천만 원 정도만 가지고 있고 나머지는 주식에 넣어 놓고 있습니다. 그러다 사고 싶은 부동산이 생기면 주식을 팔아서 샀습니다. 지난 몇 년간 주식시장이 많이 호황이라 부동산을 사고 나서도 1억 정도의 주식이 남아 았습니다. (적은 양이 불어나서 1억이 됐습니다) 그리고 부동산을 하면서도 주식 공부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주식 관련된 책들을 읽고 있고 매일 뉴스를 봅니다.


5. 네트워크

지난 7년 동안 투자 공부를 하면서 가장 큰 역할을 했지만 눈에 띄게 보이지는 않았던 부분이 바로 네트워크인 것 같습니다.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며 알게 된 사람들이라 그런지 투자에 관심이 많고 실제로 투자를 하고 있거나, 투자 전문가이거나, 사업가인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친분이 쌓이게 되었습니다. 지금은 상당수의 친구들이 이런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사는 방식과 그들이 투자하고 있거나 하고 있는 사업에서도 많은 영감을 받고 발전적인 생각을 하게 됩니다. 좋은 사람을 보면 저도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열심히 살아가는 사람들을 보면 저도 열심히 최선을 다 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좋은 사람, 발전적인 사람,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영향을 주는 주윗사람들에게 정말 감사합니다.  




이렇게 해서 대학 졸업 후 총 7년의 기간 동안 5억을 모았습니다. 그중 주식 1억을 제외하고는 모두 연금이나 부동산에 묶여 있습니다.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가 있었고 흰머리가 많이 늘어났고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이 배운 것 같습니다. 또 다른 돌파구를 찾으면 브런치에 공유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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