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력은 덤으로
6월 초에 시작한 아이의 방학이 8월 둘째 주가 돼서야 끝났다.
두 달간의 긴 여름 방학. 방학 시작 전 5월이 너무나 바빴어서 나도 내심 아이의 방학을 기다렸다.
새벽에 일어나 준비해야 하는 아이의 스낵과 도시락으로부터 해방.
당분간 학부모 커피 모임으로부터도 방학.
내가 5월 초의 글을 마지막으로 한동안 브런치 글을 못쓴 이유도 5월에 정말 많은 아이들 스케줄을 따라다니고 학교행사 봉사를 하고, 6월 아이들 방학 시작 후에는 한국에 다녀올 준비를, 한국에서 자카르타로 돌아온 후에는 한국에서의 시간을 정리한 후 다시 아이들과 짧게 싱가포르 여행을 다녀왔다. 그리곤 8월 아이들 개학을 맞이했고 벌써 8월 중순을 지나 말이 돼 가고 있다.
8월 개학하자마자 느끼는 건
' 아 맞아, 아이들 학교 잘 다니려면 나도 체력을 길렀어야 했지'
특히 이슬람 국가인 인도네시아에 사는 나는 4월 말부터 정신을 똑띠 차렸어야 했다.
이슬람 르바란 연휴. 모든 시스템과 일상이 돌아오는 데 걸리는 시간 약.. 2주.
4월 20일부터 르바란 연휴 시작이었다. 하지만 연휴 시작 전후로 다들 휴가를 갖는다. 우리 집 가정부도 르바란 가까이 휴가를 가면 교통비가 비싸다고 하여 16일에 떠났다. 르바란 연휴는 23일 혹은 24일쯤이면 끝나지만 그보다 더 길게 연휴를 갖는 사람들이 많다. 그래서 이때는 자카르타 시내가 한산하다. 4월 르바란에 우리 가족도 롬복이라는 섬으로 휴가를 다녀왔고, 다녀와서 여행 피로를 풀기도 전에 5월이 바쁘게 시작한다. 이때부터 엄마의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미국시스템의 아이들 학교의 시작은 5월부터 한 한 년이 끝나는 6월까지 매우 바쁘다.
5월에 공식적인 휴일도 있고, 6월 아이들 방학 전에 6월 7월에 있는 아이들 생일 파티를 5월에 다 미리 하는 외국엄마들이 많다. 5월에 아이들 친구 생일파티 선물로 돈을 미리 모아야 할까? 생각이 들 정도로 선물예산이 초과한다. 첫째, 둘째 같은 날 다른 곳에서 생일파티가 있으면 아이들 데려다주고 다시 픽업하는 것으로 주말 일정을 다 쓴다. 주재원이 많은 국제학교 친구들이 이곳에서의 주재기간을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가는 아이들도 있어서 그 친구들 fare well 파티도 다녀야 한다. 아이가 둘이다 보니 아이들 일정을 잊지 않고 선물을 챙겨야 한다. 또 다녀오고 나면 초대해 준 엄마에게 초대해 줘서 고맙다는 연락을 남긴다. 여기까지가 아이들의 교외 할 동이라면 이제 엄마는 교내 활동에 초빙이 될 차례다.
학교 Fun day와 각종 파티.
아이의 학년이 거의 다 마무리돼 갈 때쯤, 학교에서는 일주일간 매일 여러 가지 활동을 한다. 이때 엄마들의 자원봉사 요청이 항상 있는데, 다들 이 더운 동남아 여름 나라에서 뙤약볕에서 아이들 활동 보조가 얼마나 힘들지 알기 때문에 다들 잘 안 한다. 하지만 나는 뒤로 물러설 줄 모르고 자원해서 아이들 학교행사에 참여한다. 그 외에도 반별 파티가 있어서 음식도 준비해서 보낸다. 5월의 엄청난 피로감이 나를 콱하고 짓누르고 피로를 풀 겨를 없이 바로 한국 갈 준비를 한다. 한국에 있는 친구들 줄 선물들, 부모님 선물 등 준비하고 가서 무엇을 할지 일정 짜기도 바쁘다.
그렇게 한해의 상반기를 마무리하다 보면, 시간이 초속으로 흐르는 것 같다. Happy New Year! 한 것이 엊그제 같은데, 아이들 일정을 따라다니다가 뒤돌아오면 어느새 한 해의 반이 쏜살같이 흘러버린다. 방학을 마무리하고 오면, 새 학년이 시작되고 다시 또 아이들의 일정을 챙기고 같이 다니기 바쁘다. 엄마의 체력이 기본바탕이 되지 않으면 안 될 일정이다. 너무 바쁘고 정신이 없지만, 사교육 없는 이곳에서 아이들의 일정을 계속 다니며 함께 하다보니, 아이의 추억이 곧 내 추억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