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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ifeel co Mar 03. 2022

내가 다시 해외 이삿짐을 싼다면

- 컨테이너에 무엇을 담아야 할까요? 

주재원이 되었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은 구글, 네이버, 유튜브를 검색하며 그 나라에 사는 사람들이 남겨두는 정보를 수집하는 일 아닐까 싶다. 나도 밤새 눈이 빨게 지도록 네이버에 있는 글을 샅샅이 읽고 또 읽었다. 그중 가장 추천할 만한 것은! 그 나라에 사는 엄마들로 구성된 '맘 카페'가입을 추천한다.

정말 맘 카페가 없었을 시절에 어떻게 해외 이삿짐을 싸갈까? 싶을 정도로  맘 카페는 최고이다.  질문 하나 올리면 친절하게 다 답변을 해주고, 컨테이너 이삿짐 후기만 읽어도 대략 내 이사도 이렇겠구나 예상을 할 수 있었다.



맘 카페 후기를 정말 열심히 읽고 바리바리 싸온 나의 경험이 담긴 '해외 이삿짐'에 대한 Tip을 나눠보려 한다.


1. 된장, 고추장 한식 식재료는 여기에도 많다.

자카르타는 제2의 서울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한국사람들이 많이 살고 있다. 그리고 동남아시아의 한류 열풍은 상상 그 이상이다. 굳이 한국인 마트를 안 가도 이 지역 현지 로컬마트에 가도 유자청, 떡볶이 소스 등 정말 다양한 한국 소스를 다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일본인 마트, 중국인 마트도 있어서 한국 식재료가 아니어도 대체가 될만한 소스와 식재료가 많다. 굳이 된장, 고추장등 한국소스를 바리바리 싸들고 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생각보다 이런 장류의 유통기한 너무 짧다. 다 먹기도 전에 '비싼 쓰레기'로 남겨질 수 있다. 내가 다시 한국에서 짐을 싼다면 현재 싸들고 온 짐 중 반은 덜지 않을까 싶다.


2. 잡화는 이곳이 더 많다.

한국의 쿠팡이 있다면, 이곳에는 '토코 페디아'가 있다. 다들 해외 주재원을 가면 한국의 배달문화를 가장 그리워한다. 물류시스템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여기는 자동차보다 오토바이가 주요 교통수단이기 때문에 정말 빠르게 배송이 온다. 아침에 주문하면 오후에 배달해주고, 전날 저녁에 주문하면 아침에 배송이 온다.  한데 이 빠른 배송 문화와 더불어 검색에서 없는 물건 없이 다 있는 '토코 페디아'는 나에게 가히 놀라운 쇼핑 플랫폼이었다. 이 외에도 Shopee는 한 단계 더 매력적인 쇼핑 플랫폼인데 이 나라에 이 두 개의 쇼핑 플랫폼은 나의 삶의 질을 높여주었다. 그리고 구글 번역기가 있고 인도네시아어를 모르는 매우 쉽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게 되어 있으니 박수 세 번 짝짝짝!!! 한국, 중국, 일본 물건이 모두 수입이 되니 한국에 없던 것도 이곳에서 찾을 수 있었다! 



코스트코에서 100만원 넘게 Flex 한날. 컨테이너에 실은 짐들. 지금 보니 반은 덜어낼꺼 같다. 베이컨도 유통기한이 지났고, 김밥김은 아직도 많아요.



3. 한국에서 먹지 않던 건 이곳에 와서도 안 먹는다.

엄마들이 이곳의 한국 통조림이 너무 비싸다고 하여 나는 스팸, 참치, 꽁치, 골뱅이 등 여러 캔들을 사 왔다. 한국에서도 거의 먹지 않던 통조림들인데 그래도 해외 가면 쟁여 오라 해서 그 무거운 통조림들을 챙겨 왔지만 역시나... 우리 가족은 먹지 않고 있다. 이건 한국 가면 안 사 올 품목 중 하나. 한국에서 드시지 않던 입맛이라면 이곳에서도 안 드시니 사 오시지 마시길! 


4. 좋은 옷보다는 물빨래 가능한 옷으로

한국에서는 사계절을 돌아가며 옷을 입으니, 옷이 잘 해진다는 느낌이 없었는데 이곳에서는 1년 내내 같은 옷을 입는다. 여름이다 보니 꼭 땀이 나서 한번 입은 옷은 꼭 그날그날 빨게 된다. 그리고 이곳에 물이 좋지 않다 보니 하얀 옷은 빨아도 누렇고 이상하게 옷이 잘 상하고 낡는다. 그러니 좋은 브랜드 옷을 사 오기보다는 물빨래하고 낡더라도 아쉽지 않은 옷을 사 오기를 추천한다. 



나는 워낙 먹는 것에 온신경을 쓰다 보니 식재료를 정말 많이 챙겨 왔는데 다시 짐을 싼다면 구입해왔던 식재료 반은 떨구고 다른 짐을 쌀 것 같다. 일본 마트에서 파는 면이 맛있다 보니 한국에서 사 온 소면이 아직도 한 무더기나 있고, 통조림은 스팸 하나 뜯으면 꼭 반은 버리게 된다. 국물용 멸치를 많이 사 오긴 했는데 요즘은 육수 코인이 잘 나와있어서 그것 한알만 넣어도 충분히 국을 끓일 수 있었다. 주재원을 여러 번 다니신 분들은 짐을  많이 안 싸가시던데 나는 첫 해외이사라 얼마나 불안했는지 정말 짐을 싸고 또 싸고 사고 또 샀는지 모른다. 비행기 타는 그 직전까지도 내가 뭘 덜 샀나 불안해했으니까 말이다.  옛날 90년대 주재원이 아니고 요즘 웬만해서는 world Wide 배송이 가능 한 시대에 사는 우리인데, 너무 걱정하고 바리바리 싸와서 이삿짐 풀 때 너무 고생하지 않았으면 한다. (나도 짐 풀며, 내 발등을 쳤다. 왜 이렇게 많이 사 왔냐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는 정말 한국 식재료 구하기 너무 좋은 곳 중 한 곳이 아닐까 싶다. 다시 내가 해외 이삿짐을 싼다면 잡화는 덜고, 식재료는 지금의 반으로 줄여 올 것 같다. 다음에는 이건 다시 담고 싶다! 를 남겨 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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