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반대편 브라질에서 두 달 살아보기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에 가장 어려운 관문은 상파울루 공항에서 아라카주(Aracaju)로 가는 세번째 비행기를 타는 일이었다.
어디서 비행기를 타는 것인지, 몇 번 게이트로 가는 지에 관한 정보가 전혀 없었다. 다들 물어보면 서툰 영어로 알려주기는 하는데 정확하게 어떤 절차인지는 직접 경험해 보기 전까지는 이해하기가 어려웠다.
요약하면 워낙 큰 공항이라 탑승 3시간전에야 게이트가 정해지고 그때부터 수속을 시작한다. 한국처럼 게이트가 사전에 정해지는 시스템이 아닌 것이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목적 중에 하나는 브라질 여행 서적이 터무니없을 정도로 적거니와 대부분 남미 여행서에 브라질은 기껏해야 몇 페이지만 할애되어 있어서 정보가 부족했다. 그래서 여기에 내가 아는 한도에서 여러 정보를 전달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일단 게이트로 들어가는 입구는 터미널의 가운데 가장 큰 보드판 아래였는데, 나는 정말 운좋게도 같은 비행기를 타는 가족을 만나서 그들을 따라다니기에 급급했다. 그런데 웃겼던 건 그 가족도 워낙 복잡한 탑승 시스템에 적응을 못하고 오후 1시 비행기를 놓치고 10시간을 기다려 나랑 같은 비행기를 탄다는 사실이었다. (남편되시는 분이 저지른 실수였는지 그는 연신 아내의 눈치를 살피기에 바빴다.)
대부분 이 비행기에 탄 사람들은 1주일 정도의 휴가를 위해 아라카주로 가는 길이었다. 그리고 비행기 안에 동양인은 오로지 나 혼자였다.
27시간의 비행, 거기에 대기 시간을 포함하면 상상조차 하기 싫은 38시간을 버텨서 마침내 목적지에 도착했다.
브라질의 아침은 브라질 음악을 듣는 것으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