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약점 분석
나의 연출작인 <첫사랑 배달 서비스>, 12분, 2015년
주연: 미람, 조용주
시놉시스를 쓸 때 내가 가장 염두에 둔 건 논리적 구멍이 없도록 한다는 거다. 이야기에 허점이 있는 걸 나는 싫어한다. 이런 거 보면 나는 감정보단 논리가 우선인 인간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타임슬립물을 절레절레하는 이유도 아마 논리적 모순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그보다 중요한 건 재미다. 그게 내 약점인 거 같다. 구멍을 메우다가 진짜 큰 게 빠져나가는 걸 못 보는 게 아닐까..?
타임슬립의 문제는 설혹 그것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과거나 미래가 주인공에 의해서 수정이 가능한만큼 주인공의 반대편에 있는 악당에 의해서도 수정이 가능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간략하게 설명하면 그렇다. (이 이야기는 차후에 한 번 더 해보기로 하겠다.)
그런데 또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영화는 <사랑의 블랙홀>, <로스트> 같은 시간여행을 다룬 것도 분명히 있다. 결국 이거 자기모순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괜히 잘 쓸 자신이 없으니 핑계를 만드는 거 아닌가 하는. 아무래도 한 번 마음 고쳐먹고 시간여행물도 제대로 한 번 써봐야지 하는 다짐을 해본다.
아무튼간에.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쓰면서 논리를 따지고 있으니 나도 참..
자꾸만 나는 작가라는 포지션보다는 '관객' 이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현실자각이 밀려온다.
그러나 내가 할 수 있는 노동이란 이것밖엔 없다.
나는 그런 종족이다.
이런 빌어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