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위치를 먹으러 갔다.
빵이 진짜 맛있는 샌드위치 집이었다. 커피도 맛있고! 맨 처음 갔을 때는 타르트도 많이 집어 들었는데, 막상 샌드위치 양이 생각보다 많아서 꽤 남겨버렸다.
이제는 조합에 능숙해져서 샌드위치 하나에 커피 한 잔이 딱 좋다. 이날은 처음 보는 포테이토 샌드위치를 주문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포슬포슬한 감자와 고소한 빵이 잘 어울렸다. 역시 오늘도 맛있는 거 사주는 선배가 최고!
하지만 빵집까지 와서도 대화 주제는 어쩌다 보니 회사 이야기로 흘러갔다. 그러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상적인 상사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토론하고 있었다.
“흐음, 글쎄. 그래도 회사 다니면서 ‘와, 저 사람은 정말 인격적으로나 일적으로나 너무너무 존경스럽다!’ 하는 상사는 아직 못 본 것 같아.”
“그런가요?”
“아무래도 사람이라는 게 완벽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확실히 특장점이 있는 분들이 보이기는 해. 예를 들면 자기 휘하의 사람들이 조직 내에서 인정받도록 아랫사람들 공로를 대외적으로 단단히 관철한다든가. 아니면 10년 넘게 한 분야를 파서 지식 측면에서라든지 업계 네트워크라든지 빠삭해진다거나.”
이야기를 듣다 보니 나는 내가 모셔 왔던 상사분들을 주욱 떠올려봤다. 나는 어떤 상사를 모실 때 든든하다고 생각했었을까?
“으음, 저는 ‘커다란 우산’ 같은 상사가 좋은 상사였던 것 같아요.”
“우산?”
“왜, 회사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서 공격이 들어올 때가 있잖아요? 이 부서, 저 부서에서 ‘너희들 왜 이런 일을 하니? 목적이 뭐야? 가치가 있어?’ 하면서 말이에요. 그럴 때 조곤조곤하게 본인이 직접 대응하시는 상사가 곁에 있으면, 그 통화 소리를 들으면서 ‘아, 내가 있는 곳은 보호받고 있구나’ 하면서 안심하게 됐어요.”
“와, 그런 상사가 있으면 일할 때 정말 마음 편하겠는걸?”
“맞아요. 다른 부서뿐 아니라, 그 위의 임원분들이라든지, 그런 대응하기 어려운 상대에게도 마찬가지예요. 강한 상대와 말랑한 저 사이에 내 상사가 바위처럼 단단하게 버티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이대로 계속 일해도 괜찮겠구나’ 하고 평상시처럼 잘 지낸단 말이죠.”
“그리고 반대의 경우라면 정말 힘들지. 나를 지켜줄 방패가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드니까. 불안하고, 속상하고, 안 그래도 버거운데 더 버겁게 느껴지고. 상사가 비겁하다고 느껴진다 해도 이상할 일이 아니야.”
이런 이야기를 나눌 때면 나를 돌아보게 된다. 나는 여기서 더 나이를 먹고 나면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나보다 약하고 다루기 편한 내 사람들을 몰아세워서 일신의 안위를 추구하는 비겁한 사람이 될까? 아니면 나 자신이 완벽하지 못하다는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내 사람들에게만큼은 우산이 되어주려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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