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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훈 Oct 04. 2018

진정성 있는 나의 모습, 팀원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진정성이 답일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진정성(Sincerity, Truly, Reality)이라는 무엇일까? 몇 년 전 베스트셀러였던 책에서 진정성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애나 어른이나 진정성이라는 말을 참 많이 쓰고 있다. 그 진정성이 무엇인지 우리는 잘 알지 못하지만 가식이 없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그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조직 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상하좌우 모두 진실된 마음으로 사람을 대할 수 있다면 회사는 참 다닐만한 곳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팀장이 팀원에서 자신이 가진 생각이나 마음을 내비치고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팀장은 잘 알고 있는 조직 구조상의 문제점도 있다.

경영진들은 이야기하고 싶어하지 않는 조직 구조상의 문제점도 있다. 요즘 조직은 뭐든 참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 신입사원은 선배들이라 팀장들이 자신에게 관계적, 업무적 선생님이 되어주지 못하는 점을 조직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팀장이나 과차장들은 대리급 이하 후배들이 과거처럼 까라면 까고 죽기 살기로 야근하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이런 현상이 단지 밀레니얼과 X세대라는 마케팅적 기준으로 나눠놓은 세대 간의 갈등에 불과한 것일까? 근본적인 구조상의 문제는 찾지 않으면서 그 문제점의 해결안이라는 내놓는 미봉책들만 선택하는 것이 과연 조직을 발전시키는 길일까? 요즘 어디 회사에 가도 과차장이 별로 없다. 다 어디 갔는지 모르겠지만 특히 급성장한 조직일수록 호리병처럼 부장 이상과 대리 이하가 많다. 서로의 경험과 경력을 고려하면 부장과 대리가 많은 조직이 잘 굴러가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수평적 조직문화, 팀장과 팀원 간의 절대적 인정에서 시작된다.

긍정적인 시각에서 봐도 팀장이 진심을 담아 이야기한다고 해도 팀원에게 그 말이 투명하게 전달되기는 어렵다. 평소에도 불편한데 한 마디 더 들으면 잔소리일 뿐이고 결과적으로 눈칫밥만 늘어나게 된다. 도움을 주겠다, 육성하겠다, 가르쳐 주겠다는 말도 곧이곧대로 들리지 않는데 다른 말을 오죽할까? 팀장과 팀원 간의 진정성 있는 관계가 형성되려면 서로에 대한 인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무래도 팀장이 시작하는 게 쉽겠지만 ‘나도 저 때는 힘들었지 저 때는 저 정도했으면 열심히 한 거야’ 라는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보고하기 위해 가져온 일이 맘에 만들어서 빨간 펜 질을 하며 열정과 노력을 강요하기 보다는 ‘그 연차, 그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의 범위가 어디까지일까?’라는 생각을 해 보아야 한다. ‘내 말을 왜 못 알아 듣지?’라는 관점보다는 ‘나는 명확하게 이야기 했는가?’라는 관점으로 보아야 하고 팀원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는 맞춤형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회사는 팀장 한 사람이 아이언맨처럼 모든 적을 물리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어벤져스의 리더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다. 또한 팀원도 팀장의 입장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단언컨대 완성도가 낮은 보고서를 내는 팀원도 자기 자신을 알 것이다. 환경적인 요인이건 자신의 한계이건 노력을 안 했건 스스로 보기에도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을 말이다. 그런 관점에서 보고서를 내면서 팀장의 칭찬과 인정을 바란다는 것은 뭐 말할 필요가 있을까? 내가 봐도 별로인데 팀장이 속아주기를 바라는 건 스스로의 양심 문제이지 않을까? 자신이 받는 월급이 합당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고 한다. 직장인의 80%이상이 자기가 일하는 것만큼 급여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는 통계조사가 있다. 하지만 그 기준마저 대부분의 감정은 상대적인 것이다. 진짜 스스로 절대적인 노력을 하고 있는가는 자문해 보아야 할 부분이다. 서로 비교하고 상대성으로 밀어 붙이기 보다는 절대성을 가지고 사람을 이해하고 자신의 역할에 충실하다면 굳이 팀장이 팀원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지 않아도 팀원 입장에서도 팀장의 진정성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일의 성과를 만들기 위해서 서로 노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근본은 어디인지 모르나 우리는 수평적 조직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유명 컨설팅 회사들의 결론인지 미국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조직이라는 관점에서 보는 내 입장에서 영어 이름이나 님이라는 호칭을 쓰고 서로 존대를 하고 하는 것들은 흉내내기에 불과하다. 조직 내 사람들의 마음 속에 도제방식이 그대로 자리 잡고 있고 사수와 부사수가 존속된다면 아무리 샐리와 탐을 쓴다고 한들 나아질게 무엇이 있을까?

조직은 연차와 직급, 직무를 고려해 역할과 책임의 나눠주어야 하고 서로 지키고 존중해야 할 룰(Rule)을 명확히 선포해야 한다. 조직이 해결해 주어야 할 것은 하지 않으면서 수평적인 문화가 자리잡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책임한 부모의 모습과 다를 게 없다. 조직에 사는 사람들은 생각만큼 자가발전을 하는데 최적화되어 있지 않다.

조직의 룰이 명확하지 않을수록 조직 내 상하관계는 갑과 을로 치닫는다. 팀장을 하면서 고민해 봤었다. 내가 진심으로 팀원을 대하면 팀원들도 받아들일까? 50:50이지만 그렇게 되는데도 시간은 몇 년이 걸렸다. 그 몇 년의 시간 동안 그들은 내가 강요하지 않아도 자신의 일에서 자신의 역할을 더 잘 수행하고 있었고 그렇게 될수록 나와의 관계도 더 바람직한 모습이 되어가고 있었다. 배려와 노력은 서로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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