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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훈 Oct 11. 2018

순행 Vs. 역행, 조직의 흐름을 타고 흘러가라.

충신이 될 것인가? 간웅이 될 것인가?

사람이 어디에서 성장하든 정의를 강조하지 않는 사회는 없다. 우리는 아주 어릴 때부터 매체를 통해서 악당을 쫓으며 즐비하게 늘어선 도시의 빌딩들을 다 파괴하더라도 조커의 목줄을 쥔 베트맨의 모습에 가슴이 뜨거워졌고 최근 히트작인 ‘범죄도시’라는 영화에서 공항 화장실을 다 부수고도 장첸을 검거한 마형사의 모습에서 희열을 느꼈다. 주먹을 불끈 쥐고 ‘그래. 정의는 살아있어!’라고 생각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돌아보면 베트맨이나 마형사가 망가뜨린 것들도 꽤 많은데 말이다. 그래도 악당을 잡았다는 명분이 있으니 그 사건 후 사후처리나 ‘정의를 실현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현실도 그럴까? 거기에 대한 해답을 낸다면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다. 안 그럴 수 있는 경우는 내 위에 상사들이 끝까지 나를 지지하지 않거나 스스로가 자신의 명분에 취해 중용이라는 선을 넘어서 영웅행세를 할 때 그렇게 된다. 영화는 클라이막스에서 내려와 질문을 남기거나 아름다운 마무리를 짓지만 현실에서 팀장이 한 일은 아름답게 마무리 되지 못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인정과 보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뒤통수를 치는 부메랑이 되어 돌아오는 때도 있다. 그래서 어떤 일이든 끝까지 자신을 위해 끝까지 마무리할 수 있어야 한다. 다 다다랐다고 사후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업무가 이관되기 전에 긴장의 끈을 놓는 순간 아름다운 꽃은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다. 좀처럼 드라마틱한 확연한 성과를 만들어 내기 어려운 지금과 같은 난세에는 충신과 간웅이 동전의 양면처럼 한 끝 발 차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누구를 위해 연어가 되어야 하나? 

최근 ‘집사부일체’의 사부로 출연했던 가수 강산에의 노래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저 힘찬 연어들처럼’ 자신만의 정의를 위해 조직의 방향을 역행하는 것은 명줄을 건 도박이 될 수도 있다. 특히 신임팀장들은 때로 연어가 되기도 한다. 몇 차례 조직의 논리에 두드려 맞기도 하고 고립되기도 하면서 어쩌면 팀원 때보다 남과 어울려 사는 법을 배우게 되는지도 모른다. 팀장이 되고 나면 칭찬을 남발할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가장 인정 받기 위해 일을 해야 하면서도 인정을 받기가 어렵고 제어가 안 되는 임원과 역시 제어가 안 되는 팀원들 사이에서 연어 샌드위치가 되기도 한다.

가끔 누구를 위해서 연어가 되어야 하는지도 모른 채 쓸데없는 힘을 빼기도 한다. 너무 순행할 수도 없고 지나치게 역행할 수도 없이 ‘어떠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된다. 많은 리더십 책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상황대응 리더십은 팀장의 입장에서 팀원들에게 사용하는 것이지만 상황대응 팔로워십으로 방향을 바꿔 임원과 팀장인 나로 적용대상을 바꿔볼 수도 있다. 80% 순행한다면 20%는 역행할 필요도 있다. 다만 앞에서 이야기한대로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현실에서는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상황을 마주하기가 쉽지 않지만 팀장이 된 이상 조직의 방향을 명확하게 파악하고 임원과 팀원의 특성을 고려하여 상황에 대응해야만 한다. 그 순간 여우가 될 수밖에 없지만 그 여우는 간웅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어디로 가야 하는가? 

내가 팀장 때 제일 많이 들었던 노래는 좀 오래된 GOD의 노래 ‘길’이었던 것 같다. 앞서 언급한 범죄도시의 장첸(윤계상 분)이 속했던 당시 아이돌 그룹이었다. JYP(박진영)의 음악이나 프로듀스 스타일을 좋아하기도 했지만 장첸의 목소리가 인상적인 ‘내가 가는 이 길이 어디로 가는지 어디로 날 데려가는지 그 곳은 어딘지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알 수 없지만 오늘도 난 걸어가고 있네’라는 첫 소절의 가사처럼 소신을 가지고 살아야 할지 상황과 타협해야 할지를 늘 고민했던 기억이 있다.

조직이 원하는 방향, 내가 가진 소신 둘 중에 고르라면 신임 팀장 때는 소신을 선택했던 것 같다. 하지만 점점 여우가 되어 가면서 타협을 배우고 진정한 Win-win은 아니더라고 그렇게 보이는 협업을 만들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변곡점에서 흐름은 바뀔 수 있듯이 순행과 역행은 어느 것이 정답이 아닌 상황에 따른 해답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리더인 당신 어디로 가고 있는가?’ 자신의 길을 되돌아 보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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