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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품있는그녀 Feb 10. 2024

친구야, 너가 내 곁으로 와서 좋아

너의 이삿날

민아, 너가 우리 아파트로 이사 오게 돼서 너무 좋았어! 너랑 나랑 30년 지기 친구다. 우린 10살에 만나서 깨 볶고 지냈다 정말. 그리고 벌써 우리 40살이 넘었어. 우리 진짜 오래 만났다.


질릴 만도 한데...


그런데 우린 어떻게 이리도 잘 지낼까? 그 흔한 싸움도 없이 나는 너를, 너는 나를 그렇게도 좋아하며 지냈다.


우리는 막 뜨거운 사이는 아니었어! 막 붙어 다녀야 하고, 늘 어딘가를 같이 가야 하는, 누구 하나 없으면 죽을 것 같은 그런 사이는 아니었어.


그래서 내가 서울살이 하며 공부할 때도, 타지에서 취직했을 때도, 그저 아쉬워하며 너는 나를 보냈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였어. 너가 타지에서 일할 때, 그때 나도 너를 기다렸. 그리고 우리는 다시금  고향에서 만나 휴일이면 밥을 먹고 차를 마셨고, 그리고 고향에서 각자의 가정을 꾸리게 됐.


그런데 네가 우리 아파트로 이사 오게 된 거야! 그때 너의 이삿날, 온 동네 잔치라도 벌이고 싶었던 내 기분을 너는 알까? 나만 혼자 신난 줄 알았는데, 너도 그렇게나 좋아했더랬지.


매일 만날 수는 없어도, 네가 가까이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든든했는지 몰라. 온갖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너에게 연락하고, 너와 대화 나누는 그 모든 시간들이 너무 좋았어.


너에게 너만의 향기가 있다는 것을 아니? 우리 엄마를 만나면 엄마냄새에 안정감을 느끼듯, 그렇게 나는 너를 만나며 너의 향기를 좋아했 것 같아.


사랑하는 민아, 우리 여기 함께 오래오래 같이 살면서, 더 오래 더 자주 만나며, 즐겁게 지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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