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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품있는그녀 Feb 14. 2024

아픈 아이들

ADHD도 아픈가요?


첫째가 어깨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은 4세 때쯤이었다. 선천성이며, 초등학교 입학 전에 수술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위험한 수술이라고 해서 결국... 포기했다. 멋진 부모는 용기가 있어야 하나보다. 나는 결국 용기가 없었다.


그리고 7세에 ADHD를 판정받았다. 사실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는 것을 계속해서 느끼고 있었다. 그리고 유치원에서 주변 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를 보며 '어쩌면...?' 싶었다. 그래서 실시한 검사에는 거짓 없이 ADHD가 나왔다.


그리고 매년 심해지는 아이를 보며, 틀림없음을 깨닫곤 했다. 늘 다른 세계에 사는 아이를 각성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나에게 아이의 초등생활은 험난했다. 늘 학교로 쫓아다녀야 했고, 아이가 공격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당시 나는 매우 무기력해졌으며, 우울했다.


작년에 둘째에게도 ADHD가 있다는 검사결과를 받았다. 나는 선생님 앞에서 결국 울음을 터트렸다. "둘째는 안 돼요 선생님..." 멀어져 가는 아이를 붙잡고 싶은 심정으로 말했다. 선생님의 잔잔한 위로가 도움이 되지 않았다. 적잖이 충격이었다.


아마도 이 사건으로 남편도 많이 힘들었던 것 같다. 그게 심경의 변화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하지만!!


그래도 이 아픈 아이들을 두고 어떻게 이별을 고한단 말인가. 아이들에게 부모가 가장 중요한 이 시기에 어떻게 이별을 고한단 말인가! 그래서 나는 더더욱 배신감이 몰려왔다. 무책임했다. 그런 무책임한 아버지는 필요 없다. 그래서 나는 그를 놓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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