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글에 앞서 한 가지 전제를 두자면, 모든 사람들이 다 똑같은 삶을 대물림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자기 삶을 자녀에게 대물림한다. 소름 돋게도 일맥상통하게 말이다.
나의 대물림은 ADHD다. 나는 성인 ADHD를 진단받았고, 자녀 둘 다 ADHD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특히 첫째가 나와 비슷한 결인데, 그래서인지 내가 어린 시절 겪었던 문제와 비슷한 문제를 겪는다. 그래서 나는 아이에게 그 순간들을 해결하는 지혜를 알려준다. 그때 내가 어리고 어리석어 몰랐던, 지금은 알게 된 삶의 이치를 삶과 교훈으로 물려주고자 애쓴다. 나는 그렇게 나의 대물림을 다른 작용으로 내려주고 있었다. 나는 그 어린 시절의 사건들을 거의 기억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나에게 그 사건들은 강한 감정들로 남아서 각인되었기 때문이었다. 우리의 기억은 '사실'보다는 '감정'을 통해서 특별하게 기억된다.
그리고 남편과 누나는 3년 터울이며, 누나와 남편의 띠가 아이들의 띠와 같다. 그리고 둘째인 남편이 10살이 되던 해에 아버지가 사고를 당하셨고, 우리 가정 또한 둘째가 10살인 해에 이혼을 하게 되었다.
그가 도대체 무엇을 피해 도망가는지 모를 일이다. 아이들이 중요하다면서 결국 그는 자기 자신의 삶을 대물림한다. 아이들에게 아버지다운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했던 그는 부재중이 되어버렸다. 대물림인 것이다.
대물림. '나는 절대 그렇게 하지 말아야지.'라고 생각했던 것을 내가 하고 있을 때, 그것은 대물림인 것이다. 그래서 권력자는 권력을 대물림하고, 노예는 노예를 대물림하는 것이다. 그것은 꼭 사회적 계급의 문제만이 아니었다. 나의 크고 작은 습관과 사상. 그것들이 물려내려 지는 것이다.
그것을 대물림하지 않으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첫째, 자신의 문제점을 인지할 것.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면 내가 무슨 잘못을 대물림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 훈련을 통해 자신을 변화시킬 것. 변화는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꾸만 원래의 나로 돌아가려는 것을 의식적으로 훈련을 통해 제어해야 한다.
나의 아이들이 대물림하지 않도록, 나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늘 생각해 볼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