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증거들》

by 서뮤트

오늘, 아침부터 러닝을 하고

작은 주방에서 밥을 차려 먹은 뒤

글을 쓰려고 카페에 가는 길이었다.


전철을 타고 1시간을 달려 나왔을까?

좀 과한 거 아닌가?


내가 지금 이걸 왜 이렇게까지 하고 있는 거지?

몸도 마음도 피곤한 오전을 보낸 후였다.

하지만 가만히, 찬찬히 생각해 보니

그게 전부 나를 사랑하려는 움직임이었다.


타인의 시선이라는 건,

어쩌면 내가 나를 좋아하기 시작했다는

첫 번째 증거일지도 모른다.


누군가의 시선보다 더 중요하게 작용하는 건,

바로 내가 나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였다.


요즘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찾아가고, 거기에 집중하게 된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어떤 사람인지',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가 그려진다.


아, 그래서였구나.

내가 아침에 일찍 일어나 러닝을 하고 싶었던 이유도.


그렇게 조금은 미적거리더라도

결국 다시 운동화 끈을 묶고 뛰는 이유도.

나는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고,

내 몸이 참 소중하니까.


쉬는 날 밥을 차려 먹자는 마음이 드는 것도,

주방에서 자르고 씻고 정리하는 시간까지 3시간을 들이는 것도

그 시간들이 모두 나를 돌보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걸 인스타에 올리고 싶다는 마음이 드는 것도

누군가 봐줬으면 하는 마음이 없진 않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이게 나의 기록이라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어떻게 평가하든

그게 나를 바꾸진 않는다는 걸 이제는 안다.


사실 오랫동안

사랑받고 싶었고, 관심받고 싶었고,

그만큼 상처도 받았었다.


그래서 스스로를 드러내는 일이

두렵고 어려웠던 시간도 분명 있었다.

"왜 얼굴을 올리지?"

"자기 자신을 예쁘다고 생각하는 건가?"

이런 생각들, 나도 알고 있다.


이제는 상관없다.

이건 내 인생이고,

내가 한 땀 한 땀 정성 들여 만든 나의 삶이니까.


누군가의 허락을 받아야

나를 좋아할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그 순간, 나는 알았다.

내가 나를 잘 알아주는 것,

그게 사랑의 시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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