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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나무 Oct 14. 2021

변화와 관성에 관한 짧은 고찰

세상이 달라진 것에 대해 관대할 필요가 있다. 달라진다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것을 맞이하는 것 이기에, 당황스러울 수 있으나. 이미 달라진 상황이 익숙한 이들도 함께 사는 세상이기 때문이다.


개인의 편차가 존재할 것이다. 달라졌으면 하는 것이 있고, 그대로였으면 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사회의 편견이나 선입견이 사라지기를 바라는 삶이 있는 반면에, 그 편견과 선입견이 익숙해서 존재하기를 바라는 삶도 있다. 두 삶 중에 무엇이 옳으냐 물으면 오늘날 다양한 관점으로 자리한 철학으로 온종일 다툴 것이다. 그러나 멀리 보면 그 무엇 하나 옳지 못한 것이 없다. 


그대로 자리할 것이라면 그대로 있을 것이고, 달라져야 할 것은 마땅히 달라지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그대로라는 것은 절대적이지 않다. 그대로 있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지도로 그려둔 먼 옛날의 강은 굽이쳐 흐름이 달라지고, 산은 조금씩 자리를 옮긴다. 새싹을 피웠다가도 소멸되고, 고목에서 싹이 나는 일도 빈번하게 목격한다. 그대로 있기를 바라는 것은 어쩌면 불가능을 추구하는 욕망 같은 것은 아닐까. 불행인지, 인간에게는 관성이 있는 것 같다. 익숙함이 너무나 좋은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달라지는데 익숙함에서 편안을 느끼는 것이다. 불가사의의 영역인가, 저주인가 싶다만. 그 간극을 통해 삶이 다양해진다고 믿는다. 


달라짐에 적응해서 새로이 살아가거나, 달라진 삶이 버거워 익숙함을 찾아 떠나거나. 그 과정에서 인간은 널리 퍼졌고, 문화를 이룩하고, 다양성이 자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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