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 싶은 말은 그러니까 다 괜찮다는 거야
낯설지 않은 오래된 안식처에
이따금 자리를 펴고 앉으면
묵직한 기억의 덩어리들이
파도처럼 내 마음에 들이닥친다.
두렵거나 슬프거나 한 것이 아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들의 신음이자 신비가 몰려온다.
부단히 애를 써봐도 진리는 손에 잡히지 않고
매일의 시간과 지금의 나는 실체도 없이
저 하늘 구름처럼 흩어졌다가 뭉쳤다가를 반복한다.
사랑해도 껴안을 수 없을 때가 있고
행복하길 바라지만 여유가 없을 때가 있다.
사랑은 앎에서 비롯하고
앎은 들여다봄에서 비롯하고
들여다봄은 침묵에서 비롯하고
침묵은 비로소 어둠에서 비롯한다면
너와 나 사이 어둠에 고요히 자리를 펴는 것이
사랑, 그 언저리에 발을 펴는 것이겠다.
사랑을 하고 싶어 다가갈수록
어둠이 아른거린다.
사랑 그 언저리에 가까워질수록
어둠을 껴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