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서울시교육청 Sep 28. 2018

삶을 담아내는 공간,
화목한 관계를 만드는 건축

[서울시교육청 직업 인터뷰] ‘알쓸신잡2’ 건축가 유현준을 만나다-2편


 

‘건축’ ‘건축가’에 대해 조금 알게 되셨나요?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을 위한 서울시교육청 직업인터뷰. 지난주에 이어 건축가 유현준 교수님의 인터뷰 2편을 전해드립니다. 좋은 관계를 만드는 건축, 스몰라이프 등 건축에 대한 더 많은 이야기를 함께 들어보아요. :)




유현준 : 특별히 이런 게 없으면 건축가가 될 수 없어, 라는 건 없어요. 100명의 건축가가 있으면 모두 다른 방식으로 건축가가 되었고, 장점도 달라요. 어떤 사람은 협상을 잘하고, 어떤 사람은 상상력이 정말 뛰어나거나 하는 것처럼요.     


있으면 도움이 되는 것은 꼼꼼한 성격이 아닐까요?

대충대충하면 어디선가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니까요. 또, 아름다운 것을 추구하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제 사주에도 미를 추구한다는 기질이 있다는데, 이런 성향이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꼭 가져야 할 것은 마음의 준비예요.

분명히 한 번쯤은 일하는 것에 비해 내가 돈을 적게 번다거나 하는 갈등이 오게 될 거예요. 미리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것이 좋아요. 

지금 이 글을 보는 친구들이 설계 일을 할 때에는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게 바꾸는 게 제 책임이라고 생각해서, 저는 이런 상황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야 젊은이들이 고민 없이 일을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유현준 : 꼭 하는 것은 있어요. 마블 시리즈 같은 블록버스터 영화를 꼭 봐요. 제일 많이 본다는 것은 지금 이 시대를 대표한다는 거고, 재능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재미있게 만들려고 한 대중문화잖아요. 한 장면 한 장면이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모여서 만든 것이고요. 그리고 실제로 보면 눈이 즐거워지기도 하죠.

겉보기에는 심오한 영화나 프랑스 영화 같은 것만 볼 것 같다고 하는데, 일부러 찾아서 보지는 않아요. 최근에 본 ‘어느 가족’이란 작품처럼 정말 좋은 영화도 있는 건 알지만, 심각한 영화보다는 주로 블록버스터를 찾아보는 편이에요.


 

  


유현준 : 건축가라면 세상을 볼 때 사람의 관계에 대해서 잘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멋있는 디자인이 아니라 화목하게 하는 건축이 좋은 디자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 안에 사는 사람들끼리 갈등을 해소하고, 화목하게 만들어주는 디자인이요. 만약 아파트를 설계한다면 안에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아파트 단지 밖, 길을 가는 사람들하고도 화목하게 만들어주어야 해요. 더 나아가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더 화목하게 만들 수도 있는 거고, 그런 식의 건축이 저는 좋은 건물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건물을 볼 때 껍데기나 형태보다는 그 건물이 담아내고, 만들어내는 관계가 무엇인가를 봐야 합니다. 건축물을 세울 때는 기둥을 만들고 바닥도 만들지만, 이것들은 사람들이 쓸 빈 공간을 담아내기 위해서 만드는 것이에요.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건축은 그 안에 담아내는 그 사람들의 삶, 그 사람들이 가지게 되는 감정, 그 사람들이 만들어 내게 되는 관계 등이 제일 중요하거든요.


예쁜 모양의 건물을 만드는 것은 달을 가리킬 때 그 손가락을 보는 데에만 관심이 있는 거나 마찬가지예요. 실질적으로 우리가 봐야 하는 건 다음이에요. 결국은 우리 추억과 기억을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좋은 관계, 좋은 기억을 만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해요.


 

  


유현준 : 완전 좋아하죠. 제가 제일 좋아하는 게 청소예요. 쓸모없는 것들을 다 갖다 버리고 치우는 것, 되게 좋아해요. 건축에는 Less is more라는 말이 있어요. 최소한의 것들이 가장 좋은 것이다. 적을수록, 장식이 없을수록 좋다는 말이에요.     

불필요한 것을 다 덜어내다보면 본질적인 것들만 남게 되고본질적인 것만 남으면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거든요내 인생에서 필요한 것인가 아닌가 생각해보고아닌 것들은 버려야 해요옷장을 보고서 제가 한 2년 동안 안 입은 옷이다 싶으면 바로 버리는 거예요. 어떤 물건을 보고, 이 물건이 없어서 내가 불편할까? 생각해보고 아니라면 그냥 버려요.     


 

▶▶ 건축가 유현준님의 더 많은 이야기는 다음 편까지 이어집니다!     





건축가 유현준 인터뷰 1편 보러 가기

▶상상 속 공간을 현실에 짓다

https://brunch.co.kr/@seouledu/106

  

다른 인터뷰 기사 더 보기

▶커피 문화를 만드는 사람들     

https://brunch.co.kr/@seouledu/96





[출처] 서울시교육청 카카오스토리

https://story.kakao.com/ch/seouleducation


매거진의 이전글 상상 속 공간을 현실에 짓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