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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울역 Mar 20. 2024

#5 한 팀으로 수년간 합을 맞췄다는 것은

사람에게 상처받고 사람에게 치유받는 날들

어제 첫 회사의 팀장님, 선배, 동기와 오랜만에 만나 저녁을 먹었다.


10년의 시간 동안 매년 서로의 생일부터 시작해 크고 작은 경조사들을 챙기고 같이 나누고. 서로 공유할 스토리도, 에피소드도 너무 많아 만나면 비슷한 얘기만 하지만 매번 그게 재밌다. 내가 사회에 첫 발을 디딘 스물넷 인턴으로 첫 입사했을 때 만난 팀 분들이니 함께 한 그 기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거나 말해도 다 들어주시고 편하게 칭얼댈 수 있는 사회 선배를 첫 회사에서 만난 게 얼마나 행운인지. 막내의 삶을 아주 잊고 산 지 몇 년인데. 막내가 좋긴 좋구나.


사실 요즘은. 얼마 전 내 사회 인간관계에 대한 회의감이 드는 일이 있던 탓에 “믿을 사람 하나 없어”하고 극단의 부정적인 감정이 한편에 있는 시기다. 그런데 이렇게 또 나를 아주 잘 아는 사람들에게서 얻는 무조건적 지지, 별거 안 해도 느껴지는 좋은 에너지들로 위로를 받고.


사람에게서 얻은 질림과 불만들을 또 좋은 사람에게서 치유받으며. 괜한 데서 쓸데없는 에너지 뺏기지 말아야지 생각하는 아침이다.


한 팀으로 오래 합을 맞췄다는 것은 단순 일 뿐만 아니라 수년간 서로의 인격을 공유하고 이 사람의 삶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수년간 서로 공감대를 형성한 공동의 목표를 나누고 그걸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시간들(회사를 위한 목표가 물론 백 프로 내가 스스로 정한 목표는 아니지만) 자체로도 서로에게 굉장한 지지가 되어준 일 아닐까. 생각보다 더 말이다.


무튼. 여러 말하지 않아도 서로를 지지해 주는 좋은 사람들을 곁에 둔 것에 감사하며. 나를 갉아먹는 사람들은 가볍게 무시하고 나도 누군가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 줄 것을 고민하는 데에 시간을 더 써야지.


벌써 일주일의 절반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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