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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연우 Jul 31. 2023

커피, 참을 수 없는 유혹

커피. 그 참기 힘든 커피의 맛을 끊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커피를 안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3년. 코로나 이후 어김없이 출근 후 마시는 믹스커피는 하루를 시작하는 나의 첫 일과였다. 살짝 씁쓸하지만 깔끔한 맛 아메리카노는 나의 뇌를 깨우기는 조금 아쉬운 기운이 있었다. 그러나 달달하고도 살짝 텁텁한 커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믹스커피는 가라앉은 나의 텐션을 살짝 올리기에 딱 안성맞춤이었다. 믹스커피는 유리컵도 아닌 커피잔도 아닌 종이컵으로 마셔야 제맛이다. 종이컵이 아닌 다른 컵은 왠지 믹스커피 본연의 맛이 아닌 것 같아 믹스커피를 마실 때면 꼭 종이컵을 사용한다. 일회용품과 환경호르몬 생각이 잠시 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가지만 일단 잠시 잊기로 한다. 믹스커피 맛도 맛이지만 아침도 먹지 않고 빈 속에 따뜻한 믹스커피를 마시며 일과 전 동료들과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는 그 시간을 더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아침에 한잔, 점심식사 후 졸린다고 한 잔, 퇴근하기 전 머리가 멍하다고 한 잔, 적어도 하루에 커피를 3잔 이상을 마시게 된 날이면 쉬는 시간 족족 화장실은 꼭 거쳐야 할 장소였다. 그렇게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직장에서 커피를 마시다 보니 커피가 없는 주말은 하루가 멍해졌다가 졸기를 반복하다 낮잠을 자는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내가 처음 커피를 마셨던 때는 고등학교 때였다. 3년 동안 기숙사 생활을 하면서 새벽까지 공부를 해야 했던 나는 컨피던스 같은 카페인 음료를 마시다가 자판기 커피의 맛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 근 두 근대며 열이 살짝 오르고 화장실을 수시로 왔다 갔다 하며 잠은 전혀 잘 수 없는 카페인 증상으로 인해 몸이 힘들어지곤 했다. 카페인 증상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험기간에는 어쩔 수 없이 몰려오는 잠을 쫓으려 커피를 5잔까지도 마셔가며 공부했던 적이 있었다. 그렇게 카페인 증상으로 힘들었기에 고등학교 졸업 이후 대학교 다니던 때에도 나는 커피를 즐겨 마신 적이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믹스커피를 먹어도 더 이상 머리가 개운해지지 않기 시작했다. 분명히 졸린데 잠은 잘 수 없고 머리는 기분 나쁘듯이 아파오기 시작했다. 커피를 더 많이 마셔야 각성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커피 한잔을 더 마셨다. 하지만 피곤한 몸과 달리 정신은 말짱히 깨어있고 머릿속은 찌릿찌릿 아파왔다. 남들은 잠이 깬다는데 나는 왜 두통이 심해지는 것일까. 퇴근을 해야 하는데 머리는 아파오고 졸린 눈은 자꾸 내 시야를 가리기 시작했다. 이대로는 안될 것 같아 박카스로 긴급 조치를 취해 본다. 급기야 퇴근할 때 잠이 깨지 않은 상태에서 졸음운전을 하고야 말았다. 집에 어떻게 왔는지 모를 정도로 반은 수면 상태, 반은 깨어 있는 상태로 간신히 도착했다.


졸음운전을 하면서 집에 왔지만 두통 때문에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데다가 속이 좋지 않은 까닭에 다음날 출근 후에 매일 마시던 커피를 마실수가 없었다. 대신 커피가 아닌 물을 여러 번 들이켰다. 커피를 마시고 싶은데 마실 수 없으니 조금은 서운했지만 오히려 머리는 맑아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런 날이 하루, 이틀, 며칠이 지났다. 커피를 마시지 않으면 졸리고 멍했던 내가 오히려 커피를 마시지 않고 생수나 간단한 차를 마시니 머리가 맑아졌다. 점심식사 후에도 졸리기는커녕 좋은 컨디션으로 오후 일과를 마칠 수가 있었다. 혹시 약간의 졸음이 몰려올 때면 커피 대신 비타 500 한 병을 먹으니 충전이 되는 듯한 느낌이었다. 며칠 동안 커피를 마시지 않아도 견딜 수가 있게 되니 두통은 사라지고 아팠던 복통도 사라졌다. 지난 11월부터 현재까지 커피 없는 생활이 이어지고 있다. 혹시 모를 대비용으로 집에 사놓았던 커피도 이제는 하나도 없다.


커피 없는 생활을 7개월 넘게 하고 있지만 옆에서 누군가 커피를 마시는 것을 보면 먹고 싶은 유혹이 생기기 마련이다. 속으로는 안된다고 하면서도 커피 그 맛을 알기에 참기 힘들어지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래서 커피를 대신할 음료를 찾기 시작했다. 달달하면서도 나의 입맛을 채워줄 음료가 무엇이 있을까 생각한 끝에 겨울에는 생강차, 유자차를 엄청 자주 마셔댔다. 그리고 새롭게 발견한 차 중에 스타벅스의 자몽허니블랙티도 빠질 수 없는 내 최애 음료가 되었다.


이제는 무더운 여름, 아이스커피가 딱 맛있을 때다. 커피의 유혹이 스멀스멀 올라오고 있다. 그 누가 그랬던가. 현대인의 하루는 커피와 함께 시작한다고. 나의 하루도 커피와 시작하고 싶지만 그 검은 유혹을 오늘도 뿌리쳐보려고 한다. 하지만 폭염이 기승하는 올여름, 딱 한 잔의 아이스커피의 여유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제가 마시고 싶은 차의 취향은 단연 커피입니다. 하지만 카페인 증상으로 인해 즐겨 마실수 없는 슬픈 사연이 있지요. 시원한 아이스커피의 유혹도 떨치고 있는 요즘 무척 힘드네요. 여러분들도 커피 좋아하시지요? 당신의 차 취향은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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