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탐구 에세이를 준비하며 많은 고민과 여러 가지 생각들로 내 머릿속은 복잡했다. 주제가 은근히 쉬운 듯하면서도 나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을 해본지가 언제였을 만큼 나의 취향이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 시간들이었다. 그래서 나의 취향이 무엇인지 알아보기 위해 질문들에 하나씩 답해 보았다.
내 휴대폰 사진첩에 가장 많은 사진은 종류는 무엇인가? 사진첩 속에는 내 사진보다도 아이들 사진과 직업과 관련된 사진들, 풍경 사진이 가장 많다. 사진첩을 이리저리 뒤적여봐도 내 사진은 가뭄에 콩 나듯 정말 조금밖에 없다. 그럼 유튜브에서 주로 구독하는 채널이나 알고리즘에 자주 뜨는 영상은 무엇인가? 워낙 아이들 교육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고 나의 직업과도 관련이 있다 보니 유튜브를 열면 친절한 알고리즘이 교육 관련 유튜브 채널과 신앙 관련 유튜브 채널들을 떠올려 준다. 간혹 집안 살림이나 음식 관련 채널도 가끔 있지만 요즘에는 유튜브 채널도 잘 보지 않는다. 주말이나 쉬는 날에 자주 방문하는 곳은 어디인가? 슬프게도 나는 요즘 주말에도 어디 나가지 못하고 집에서 조용히 쉬곤 한다. 밖에 나가는 것조차도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지 일주일 내내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을 가진 탓에 주말에는 오롯이 조용히 쉬고 싶어 밖에 나가지 못하고 있다. 살면서 최근까지 가장 오래 꾸준히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인가? 20년 이상 열심히 하고 있는 나의 직업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 그리고 최근에 새롭게 시작하면서 꾸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일은 글쓰기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들에 대답을 적어보니 내 취향이 너무 심심하고 재미가 없다. 글을 쓸 소재가 전혀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 내가 제일 잘하는 일, 내가 요즘 관심 있는 것들, 최근 들어 가장 많이 하고 있는 일들이 무엇인지를 돌아봤을 때 직장, 육아, 교육에 대한 이야기들 말고는 떠오르는 것들이 없다는 것이 참으로 슬펐다.
그럼 나의 취향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으로 다시 되돌아가 보자. 지금의 나, 또는 예전의 나는 무엇을 좋아하는가? 단어들을 쭉 나열해 보자. 고민의 각도를 살짝 틀어본다. 갑자기 떠오르는 생각 하나! 내 취향을 한 가지로 정하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단어들을 통해 그와 관련된 에피소드를 하나씩 꺼내어보기로 한다. 이렇게 생각하니 갑자기 하나둘씩 에피소드들이 생각나기 시작했다. 나도 모르게 마음이 설레기 시작한다.
10개의 키워드, 10개의 이야기.
이제 그 에피소드들을 하나씩 풀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