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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헤아리다 Sep 10. 2023

권투 말고 건투를 빌며

Emotions 04. 경쟁심 aemulatio



경쟁심 (aemulatio)이란
타인이 어떤 사물에 대해 욕망을 가진다고 우리가 생각할 때,
우리 내면에 생기는 동일한 사물에 대한 욕망이다.

<에티카> 스피노자


<경쟁심> 서글프기만 한 사랑의 변주곡

두 친구가 농구를 하고 있다고 하자. 서로 잘하기 위해 농구공을 뺏고, 드리블 하고, 끝내 친구의 골대에 과감하게 골을 넣는다. 그렇지만 여기서 승부에서 이기는 것은 전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누가 먼저인지는 모르지만, 서로 농구를 잘하는 친구가 되어서 상대방에게 인정받으려는 욕망이 두 사람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만일 두 사람 중 한 명이 농구를 싫어한다면, 애초에 게임을 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강신주의 감정수업> p63



� 자료

경쟁심 유발 세포 발견 / 뇌신경과학분야 국제 학술지 'Nature Neuroscience' 게재


 음악 & 뮤직비디오

시차 (We Are)_우원재 (Feat.로꼬 & GRAY)

Top or Cliff_김세정

전쟁터 (Hey kid, Close your eyes)_AKMU (feat.이선희)

The Joker And The Queen_Ed Sheeran (feat. Taylor Swift)





경쟁심은 '남과 겨루어 이기거나 앞서는 마음'이다. 라틴어 사전에서는 'aemulatio'가 '경쟁(심)', '겨룸'과 함께 '질투, 시기'의 감정을 내포하고 있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속에서 경쟁심은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생존 경쟁이기 때문이다. 우원재의 시차(We Are)라는 곡에는 '모두가 바쁘게 뭐든 경쟁하라 배웠으니 우린 우리의 시차로 도망칠 수밖에'라는 가사가 나온다. '우리의 시차'를 이렇게 경쟁 사회 속에서 비켜난 시간, 자기만의 길을 간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그렇다. 우리는 같은 것을 원할 때 경쟁한다. 남과 다른 것을 원한다면 우린 굳이 경쟁할 필요가 없어진다.




시차 (We Are)_우원재 (Feat.로꼬 & GRAY)


[Verse 1]

밤새 모니터에 튀긴 침이

마르기도 전에 강의실

아 참 교수님이 문신 땜에

긴 팔 입고 오래

난 시작도 전에 눈을 감았지

날 한심하게 볼 게 뻔하니 이게 더 편해

내 새벽은 원래 일몰이 지나고

하늘이 까매진 후에야 해가 뜨네

내가 처량하다고 다 그래

야 야 난 쟤들이 돈 주고 가는

파리의 사간을 사는 중이라 전해


[Pre-Chorus 1]

난 이게 궁금해

시계는 둥근데 날카로운 초침이

내 시간들을 아프게

모두가 바쁘게

뭐를 하든 경쟁하라 배웠으니

우린 우리의 시차로 도망칠 수밖에

이미 저 문밖엔 모두 그래

야 일찍 일어나야 성공해 안 그래

맞는 말이지 다

근데 니들이 꾸을 꾸던 그 시간에

나도 꿈을 꿨지

두 눈 똑바로 뜬 채로


[Chorus]

We're livin' in different time zone

바뀌어버린 낮과 밤이야

yeah

Have a good night 먼저 자

아직 난 일하는 중이야

We are who we are

We a-a-are who we a-a-are ohahh

Don't you know who we are


[Verse 2]

4호선 문이 열릴 때

취해 있는 사람들과 날 똑같이 보지마

그들이 휘청거릴 때마다

풍기는 술 냄새마저 부러웠지만

난 적응해야 했거든 이 시차

꿈을 꾸게 해준 침댄 이 기차

먼지 쌓일 틈이 없던 키보드 위

그리고 200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GRAY on the beat ya


[Pre-Chorus 2]

아침은 까맣고 우리의 밤은 하얘

난 계속 칠하고 있고 똑같은 기찰 타네

걱정한 적 없어 막차 시간은 한번도

얇았던 커튼이 햇빛을 완벽히 못 가려도

난 지금 눈을 감아야 해

내일의 나는 달라져야 해

우린 아무것도 없이 여길 올라왔고

넌 이 밤을 꼭 기억해야 돼


[Chorus] 반복


[Verse 3]

밤새 모니터에 튀긴 침이

마르기도 전에 대기실로

아 참 문신 땜에 긴 팔 입고 오래

녹화 전에 눈을 감고 생각하지

똑같은 행동 다른 느낌

시차 부적응에 해당돼

지금 내 옆엔 Loco 그리고 GRAY

모두 비웃었던 동방의 소음이 어느새

전국을 울려대

야 이게 우리 시차의 결과고

우린 아직 여기 산다 전해


[Chorus] 반복


모두 위험하다는 시간이

우린 되려 편해

Don't you now who we are

밝아진 창문 밖을 봐야지

비로소 맘이 편해

Don't you know who we are

모두가 다 피하는 반 지하가 우린 편해

Don't you konw who we are

We are We are We are

Don't you know who we are





얼마 전, 뇌 전전두엽에 존재하는 성상교세포가 경쟁심을 유발하는 핵심요인으로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뇌신경과학분야 국제 학술지 'Nature Neuroscience'에 게재된 것으로, 간을 포함한 사회적 동물들의 우월행동 (dominance behavior)이 뇌세포의 작용이라는 점을 생쥐 뇌의 관찰을 통해서 확인했다는 것이다. 남과 경쟁을 통해 승리하려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마음가짐이나 태도의 문제가 아니라, 뇌 작용이라는 것이다. 활성화된 성상교 세포가 주변 신경세포의 흥분성 또는 억제성 시냅스 신호를 조절해 '경쟁심'과 '우월행동'을 조절한다는 것인데, 서열 상승과 하락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경쟁심 자체는 본능적인 행동인 셈이다.



그렇다면, 경쟁심 자체를 부정할 것이 아니라 그러한 경쟁심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하게 된다. 생존 경쟁이라면, 무조건 이겨서 살아남아야 할 것이고, 이겨도 둘다 패배감을 느끼는 경우라면 굳이 경쟁할 필요가 없을 것이며, 어떤 경우는 지는 것이 이기는 결과를 가져올 때도 있다. 경쟁 자체에 매몰될 것이 아니라, 그것이 어떤 경쟁인가를 살펴봐야 한다.



내가 경쟁을 통해 가려는 곳 혹은 지금 서 있는 곳이 정상 (On top)인지, 아니면 절벽 (On the cliff) 끝으로 자신을 내몰아 매달려 있는 것은 아닌지. 김세정의 'Top or Cliff'는 이러한 메시지를 액션 뮤비와 함께 전하고 있다. 다소 폭력적인 뮤직비디오이기에 일부 편집된 5분짜리 영상도 있다. 여기 올리는 영상은 김세정 공식 채널에 올라온 7분여의 Full 버전으로 매운 맛임을 미리 말씀드린다.



Top or Cliff_김세정


[Verse 1]

나를 가두기를 원해

넌 굳이

벗겨 나의 숨은 weakness (hey, no no)

겨우 이게 너의 method

그걸로 만족해 넌?


그게 너와 나의 차이라면 넌

느껴지는 게 있긴 하니

그조차 nothing

넌 역시 stupid

돌아서 날 봐 again


[Pre-Chorus]

Woo babe

Party의 초대엔 넌

애초에 없었어

Dear god

Please save the little man


[Chorus]

Look, I deserve it

그 어떤 누가 와도 난 증명해 I'm sure

너의 그 약한

손짓 따윈 닿지 않아 내겐, that's right?


I'm the right person

I'm standing alone here


[Verse 2]

내게 말해 부디 너의 속내

보여 너의 뒤의 something

이미 알아 너의 lie

Stop it

뻔한 짓은 하지마


You like easy things

보여 너의 level

부서져 보기는 했니

난 너완 달라

찢기고 깨져 여기 남아 있어


[Pre-Chorus] 반복

[Chorus] 반복


[Bridge]

I'm on top 사실

On the cliff


[Chorus 3]

Look, I deserve it

그 어떤 누가 와도 난 증명해 I'm sure

I am not lonely

호의 따윈 필요치 않아 내겐, that's right?

I'm the right person

I'm standing alone here

Don't need a favor




악동뮤지션(AKMU)의 '전쟁터'라는 곡은 이러한 지나친 경쟁심이 어쩌면 우리가 어릴 때부터 학습해온 감정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교육은 성장과 깨우침을 위한 것창의적인 역량을 키워 내는 교육이 될 수 있도록 기성 세대, 즉 우리 어른들이 좀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이다.



전쟁터 (Hey kid, Close your eyes)_AKMU (feat.이선희)


[Verse 1]

화약 연기 뒤덮인 하늘 봐

몇 십년 후쯤이 되어야 우리는 전설이 될까

슝 폭탄과 총알 날아가는 모양

얼마나 시간이 지나야 이들이 폭죽이 될까


[Pre-Chorus 1]

피가 나는 줄도 모르고

걸음을 빨리 재촉하는 당신은

어떤 것을 그토록 사랑하길래

몇 번을 살아 났나요.


[Chorus]

Hey kid

Close your eyes

답답해도 조금만 참아

여기 전쟁터에선

이명이 끝나면

비명이 들릴 테니까


[Verse 2]

내 어깨 위로 팔을 감아

저들이 가면 부축해 줄테니 서둘러 가자

쿵 거눌과 동상 쓰러지는 모양

돈보다 사랑이 필요한 걸 우린 왜 몰랐을까


[Pre-Chorus 2]

숨이 죄는 줄도 모르고

헐레벌떡 산 위를 오르는 당신은

흙먼지투성이로 덮이기 전엔

어떤 사람이었나요


[Chorus] 반복


[Bridge]

그때 하늘색은 파란색이고

그때 바닷가는 해수욕

그땐 마스크를 아무도 쓰지 않았고

그땐 다 그땐 당연한


[Chorus] 반복





에드 시런(Ed Sheeran)과 테일러 스위프트 (Taylor Swift)가 함께 부른 'The Joker and The Queen'은 이러한 경쟁심을 무장해제 시키는 매력이 있다. 'You see the best in me', 즉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봐준다면 굳이 경쟁할 필요도 없고, 서로가 서로에게 이기고 지는 필사적인 게임이 아닌, 그저 함께 시간을 보내고 즐거움을 나누기 위한 놀이로서 관계를 맺어나갈 수 있다. 물론 이 가사에서 Joker와 Queen은 은유되어 있는 표현이지만.



The Joker And The Queen_Ed Sheeran (feat. Taylor Swift)


How was I to know

It's a crazy thing

I showed you my hand

And you still let me win

And who was I to say

That this was meant to be

The road that was broken

Brought us together

And I know

You could fall for a thousand kings

And hearts

That would give you a diamond ring

When I fold

You see the best in me

The joker and the queen

I've been played before

If you hadn't guessed

So I kept my cards closed

To my foolproof vest

But you called my bluff

And saw through all my tells

And then you went all in

And we left together

And I know

You think that what makes a king

Is gold

A palace and diamond rings

When I fold

You see the best in me

The joker and the queen

And I know

You could fall for a thousand kings

And hearts

That would give you a diamond ring

When I fold

You see the best in me

The joker and the queen

The joker and the queen




경쟁심을 그다지 갖지 않은 사람도 가끔 기를 쓰고 이기려 드는 사람을 마주하면, 불편해진다. 져도 그만인데, 뇌세포가 자극되어 결국 똑같은 행동을 하는 경우도 있다. 곁에 어떤 사람을 두는가, 어떤 환경에 나를 두는가가 중요한 이유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에, 또한 연구 결과를 보더라도 뇌세포에 의해 경쟁심은 피할 수 없는 감정임을 인정할 수밖에 없기에, 적절히 활용하는 현명함이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 경쟁심을 남이 아닌 나를 성장시키는 촉매제로 활용해 어제의 나를 이겨 보는 것은 어떨까. 저마다의 목표물을 향해 방아쇠를 당기는 것이다. 때론 목표물이 있는 곳으로 직접 날아가 자기만의 시차에 적응하는 것이다. 자기만의 산봉우리, 그 정상에 오르는 것이다. 오늘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권투 말고 당신의 건투를 빕니다! :)



스피노자의 48가지 감정 카테고리
(감정의 포스팅 순서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 땅의 속삭임
1. 비루함(낙담)  2.자긍심  3. 경탄  4. 경쟁심  5. 야심 6. 사랑 
7. 대담함  8. 탐욕  9. 반감  10. 박애 11. 연민  12. 회한

� 물의 노래 
13. 당황 14. 경멸 15. 잔혹함 16. 욕망  17. 동경  18. 멸시 
19. 절망  20. 음주욕 21. 과대평가  22. 호의  23. 환희  24. 영광

� 불꽃처럼
25. 감사 26. 겸손 27. 분노 28. 질투 29. 적의 30. 조롱
31. 욕정  32. 탐식 33. 두려움 34. 동정  35. 공손 36. 미움 

� 바람의 흔적
37. 후회  38. 끌림  39. 치욕  40. 겁 41. 확신  42. 희망 
43. 오만  44. 소심함 45. 쾌감 46. 슬픔 47. 수치심 48. 복수심

48가지 감정은 스피노자의 에티카를 바탕으로 한 <강신주의 감정수업>의 목차를 따랐으며,
감정에 관한 포스팅은 도서 내용과 별개로 헤아리다가 선정한 음악과 이야기로 진행됩니다.




✅ 관련 포스팅

48가지 감정 위로 음악은 흐르고

48 Emotions <Prologue>


� 땅의 속삭임

Emotions 01.비루함, 낙담(adjectio) 자존감을 회복할 때

Emotions 02. 자긍심 acquiescentia in se ipso '당당히 할 수 있다'는 단단한 믿음

Emotions 03. 경탄 admiratio 익숙하면서도 낯설게




✅ 지난 포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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