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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로 Aug 30. 2019

10km를 달릴 수 있는 몸 만들기

2019 JTBC 서울마라톤 신청

두 번에 걸쳐 진행된 오리엔테이션 내용과 유튜브 영상을 참고해 ‘맞춤형 피트니스 프로그램’을 짰다. 앞으로 두 달간 이 프로그램대로 운동할 생각이다.


- 트레드밀 빨리 걷기 15분
- 사이드 레터럴 레이즈 15회 3세트
- 체스트 프레스 12회 3세트
- 랫 풀 다운 15회 3세트
- 힙 어브덕션 or 힙 어덕션 15회 3세트
- 레그 프레스 15회 3세트
- 레그 익스텐션 15회 3세트
- 크런치 15회 3세트
- 트레드밀 빨리 걷기 15분


하고 나서 가장 뿌듯한 건 랫 풀 다운이랑 힙 어브덕션. 각 기구에는 간단한 사용법과 함께 어떤 부위를 위한 운동인지를 보여주는 그림이 붙어 있다. 그림 속 색칠된 부위가 뻐근할 때면 내가 제대로 운동하고 있긴 하구나, 라는 생각에 성취감이 밀려든다. 앉아서 일하는 시간이 길다 보니 뱃살이 고민인데 크런치는 해도 해도 익숙해지질 않는다. 레그 레이즈도 넣어야 할 거 같지만 레그 레이즈까지 같이 했다간 운동 자체가 싫어질 것 같아서 넣지 않았다.


내가 가진 나쁜 버릇 중 하나다. 무슨 일이든 간에 80% 이상의 힘을 쏟는 경우가 없다. 참다 못해 악 소리를 내면 꼴사나워 보일 거라고 생각해 늘 일정 정도의 힘을 온존한다. 좋게 말하면 ‘즐기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적당주의’다. 결국 남의 눈치를 보는 것이 문제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시작하니 어쩌면 마라톤도 도전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라톤은 예전부터 내 버킷 리스트 중 하나다. (이외에도 헌혈유공장 은장 받기 등이 있다) 계기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였다.


나는 전업 작가가 되면서부터 달리기를 시작해(『양을 둘러싼 모험』을 쓰던 때부터) 삼십 년 넘게 거의 매일 한 시간 정도 달리기나 수영을 생활 습관처럼 해왔습니다. (중략) 그런 생활을 차곡차곡 쌓아나가면서 나의 작가로서의 능력이 조금씩 높아지고 창조력은 보다 강고하고 안정적이 되었다는 것을 평소에 항상 느끼고 있습니다. (무라카미 하루키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pp.184-185)


며칠을 고민하던 차에 2019 JTBC 서울마라톤 소식이 실시간 검색어에 올랐다. 지난 JTBC 서울마라톤을 TV 중계로 본 것이 떠올라 코스도 확인 않고 덥석 10km 부문에 신청했다. (알고 보니 코스는 마라톤 대회를 선택하는 데 있어 중요한 기준 중 하나라고 한다;)


저지르고 말았다...!


누군가에게는 10km가 아무 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내게는 주변 사람들을 놀랠 만한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도 그럴 게 지난해까지만 해도 운동과는 담을 쌓고 살았으니까.


우선은 10km를 걸어서 완주해보고 점차 달리는 비중을 늘려야 한다기에 큰맘 먹고 트레드밀에 올랐다. 대장정(?)을 앞두고 뮤직 플레이 리스트도 정성스럽게 만들었다. (평소 웜업을 위해 15분씩 걸을 때는 음악을 듣지 않는다) 하지만 10km 완주에는 실패했다. 시속 5.6km로 8km를 걸었다. 숨이 차거나 그런 건 아닌데 발목과 발뒤꿈치가 지끈거려 더 걸을 수가 없었다.


주중에는 내가 직접 짠 프로그램에 따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주말 중 하루 날을 잡아 마라톤 연습을 할 계획이다. 좀 더 서늘해지면 근처 안양천이라도 달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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