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건?

융이 가르쳐주는 진정한 나 찾기 시리즈 - 그림자자아와 마음챙김

by 신윤상

나에겐 오랜 습이 있다. 늘 더 열심히 살아야 하고 진취적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마음이다. 그래서 항상 내 자신이 부족하고 변화해야할 존재로 여겨졌다. 이런 마음은 자기인정을 거의 하지 않는 불신의 덫을 만들었다. 주변에서 잘 하고 있다는 말을 해주어도 믿지 않는다. 늘 나는 부족한 사람이라고 믿는다.


날마다 오늘의 할 일을 쓴다. 번호를 매기고 일을 완수하면 줄을 그어 지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려하고 최선을 다해 일을 한다. 하지만 그렇게 열심히 하고도 무언가 미진한 느낌이 든다. 또 무언가 하려고 할 때 내가 할 수 있을까하고 의심한다. 나의 여러 단점을 먼저 떠올린다.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하는 걱정도 든다.


내가 뭔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같은 문제를 반복하고 있다면 그건 내 안에 보이지 않는 프로그램이 작동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융에 의하면 무의식에는 자아가 인정하지 않아 눌러버린 그림자 영역이 있다고 한다. 그림자자아는 자아가 부정적으로 생각해서 눌러버린 감정이나 욕망의 영역이다. 하지만 그것은 눌러버린 것이지만 여전히 나의 것이기 때문에 무의식적으로 프로그램을 돌리고 드라마를 만든다. 그림자자아가 작동하며 드러내는 행동들은 다양한 결과를 일으킨다. 과거를 후회하는 마음에 시달리기도 하고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을 갖기도 한다. 성취해야할 일들을 생각하면 현재가 즐겁지 않고 현재는 늘 부족한 상태로 여겨진다.


내가 부족한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어린시절 부모님은 나에게 기대가 많으셨다. 아버지는 자신의 못다한 인생의 숙원을 내가 이루어주길 원하셨다. 그래서 나는 어린시절부터 성인이 된 이후까지 열심히 일을 하는 것이 기본값인 삶을 계속 살아왔다. 늘 완벽하고 싶다는 욕심을 내려놓지 못하고서 말이다. 하지만 그런 욕심은 스스로를 부족하고 미진한 존재로 생각하게 했다.


나는 전공으로 마음챙김명상과 몸마음의 연결을 통한 치유에 관한 공부를 하고 있다. 마음챙김명상은 지금 현재의 나에게 온전히 머물라고 한다. 나를 알아차리기엔 몸이 더 쉬우니 몸 하나하나에 마음을 얹어보라고 한다. 머리부터 발바닥까지 몸을 구석구석 알아차리는 바디스캔이라는 명상이 그러하고, 내 호흡을 잘 알아차려보는 호흡명상이 또한 그러하다.


현재에 머무른다면 어떻게 될까? 마음챙김을 한다는 것은 지금 여기에 평안히 머물며 있는 그대로 나로 족한 것이었다. 오랜 시간 형성된 자아와 무의식에 눌러있었던 그림자자아의 그늘을 벗어나는 것이었다. 존재함 자체로, 머무는 것으로 족하다는 것을 알아가는 것이다. 융은 의식해방의 길을 이렇게 말한다. 융에 의하면 그림자자아를 만나서 내 안의 결핍을 직면하고 솔직하게 인정하게 된다면 무의식은 의식의 영역으로 올라와 의식화되고 삶을 조정하지 않게 된다고 한다. 무의식영역을 탐색하고 의식화하는 작업은 정신세계를 넓히는 중요한 작업이 되어줄 것이다. 또 자신을 관찰하는 명상을 하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심리치료의 영역을 떠나 내가 현재에 충실하게 머문다면 스스로가 부족하다는 생각을 넘어서게 해주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현존한다는 것은 선함을 드러내는 것이며 평화로움이라고 카밧진(마음챙김명상가)은 말하고 있다. 욕심을 걷어내고 판단을 걷어내고 현재에 뛰어들기를 통해 당장 충만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된다. 평화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 생각에 거리를 두고 만날 수 있기를 바래본다. 그리고 현존 안에서 명상하는 마음은 내 안의 그림자를 만나게 해주고 장기적인 치유의 길을 만들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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