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4.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

#324.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        

아이가 아기일 때, 아이의 불안은

엄마가 대신 해결할 수 있었기에,

엄마가 대신 채워줄 수 있었기에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면서도

불안하지 않을 수 있었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이제 아이의 불안은

엄마가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엄마가 대신 해결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에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이제 아이의 불안은

아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기에,

이제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견뎌내야 하기에,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을 키워가야 한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이제 아이의 불안은

아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하기에

아이 또한

자신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을 키워가야 한다.  

아이의 불안을

아이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니,

말로만 들어도 어려운 이것을

어떻게 알려주어야 할까.

말로만 들어도 어려운 이것을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     

엄마의 불안을

엄마 스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조차 아직 버거운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종종 함께, 때로는 아이보다 더 불안해지곤 한다.

스스로의 불안을 바라보면서도

아직 많이 흔들리는 엄마는  

과연 엄마 자신이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아이가 학교에 들어가고,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며

이제 아이의 불안은

엄마가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엄마가 대신 해결해서는 안 되는 것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음에

아이의 불안만큼이나 엄마의 불안도 커져간다.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면서

엄마 자신이 불안하지 않을 힘을 키우기 위해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면서

엄마가 할 수 있는 역할에 대해,

엄마가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 고민해본다.     

‘평생 네 편 엄마로부터’     

이걸로 정했다.

아이에게 편지를 쓸 때면

편지 맨 마지막에 꼭 붙이는 문구.

그렇게 평생 곁에 있을 것을,

그렇게 언제나 네 편이 있음을

아이가 언제나 기억했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적어내는 문구.

이 문구에서 답을 찾아간다.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을 키우기 위해,

엄마는 아이의 곁에 언제나 묵묵히 함께 할 것이다.

엄마는 아이의 곁에서 언제나 함께 버텨 갈 것이다.

엄마는 아이 곁에서

언제나 아이의 편으로 함께 할 것이다.
  

비 오는 날,

비를 맞고 있는 아이 옆에서 같이 비를 맞기도,

눈 오는 날,

눈길에 미끄러진 아이 옆에서 손을 내밀어주기도,

맑은 날, 따스한 햇살을 함께 즐기기도,

흐린 날, 구름 낀 하늘처럼

마음이 흐린 날도 있음을 이야기하며

날씨처럼 시시각각 변하는 감정을 바라보고 알아차리며

그렇게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을 함께 키워갈 것이다.     

그리고 명심해본다.

감정에 대해, 마음에 대해, 불안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정에 대해, 마음에 대해, 불안에 대해

가르치려 하지 않아야 함을.

감정에 대한, 마음에 대한, 불안에 대한

엄마의 생각을 강요하지 않아야 함을.

감정에 대한, 마음에 대한, 불안에 대한

아이의 말을 경청해야 함을.

명심하고 또 명심해본다.     

그렇게 명심하며 반성하게 된다.

어제도, 오늘도

아이의 감정을 물으며,

엄마의 감정을 말했던 것을.

어제도, 오늘도

아이의 감정을 들으며,

엄마의 감정을 들으라고 했던 것을.

반성하며 또다시 명심하게 된다.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이 필요하기에,

엄마는 아이의 불안을 바라보며

버티고 견딜힘이 필요하기에,

엄마는 오늘도 연습을 이어가본다.      

엄마는 엄마 자신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이 필요하기에,

엄마는 엄마 자신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을 잠재울 힘이 필요하기에,

엄마는 오늘도 연습을 이어가본다.

오늘도 오늘의 불안을 바라보며 불안하지 않을 힘을 키워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