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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10줄 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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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나 Oct 10. 2021

[10줄 문학] FOREVER YOUNG

2021년 10월 5일 ~ 10월 8일


1. 사람은 점점 작아져


나이들수록 사람은 점점 자그마해진다.


한입도 작아지고 잠도 적게 잔다.


등이 굽어 키도 작아진다.


몸집도 마르며 부피도 줄어든다.


어느 정도 팽창하던 세계의 반경도 조금씩 줄어든다.


오래 되면 어딘가에, 또 누군가에게 공간을 내어줘야 하기 때문인걸까.


기왕 이렇게 자꾸자꾸 작고 작아질 거라면 아예 어린아이처럼 작아지고 싶다.


그렇게 되면, 다시 한번 어릴 때의 시야로 모든 것을 올려다볼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렇게 작고 작아지다가 부서져서 날아가고 싶다.


내용물이 다 소진된 후에도 껍데기를 남기는 바디샴푸보단 비누처럼 깨끗이 사라지는 존재가 되고 싶다.




2. FOREVER YOUNG


친하게 지내던 남사친이 곧 결혼을 하게 되어 청첩장을 받으러 만났다.


불과 3년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각자 연인이 없어 외롭고, 성공하지 못한 상태에서 나이가 들어가는 것을 허탈해하며 인생을 다 산 것처럼 투덜대곤 했다.


그 때는 우리 나이가 이미 너무 많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와서 보니 그 날의 우리는 찬란할 정도로 어렸다.


그 사이 친구는 연인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고, 나는 곧 책을 출간하게 된다.


어찌됐든 다음 주부터 이어질 우리 각자의 삶은 그 이전까지의 삶과는 조금 달라질 것이다.


한때 백수였던, 그러나 곧 한 집안의 가장이 될 친구는 백수 선배로서 내게 든든한 조언을 해주었다.



"너 그렇게 한참 놀다보면 막
'내가 이렇게 대책없이 놀아도 되나'싶을 때가 올 거거든?그때 더 놀아!"



참으로 허를 찌르는 그의 조언에 나는 깔깔대며 큰 소리로 한참을 웃었다.


몇 년 후에 돌아보면 지금 이 순간의 우리 또한 찬란하게 빛나던 젊음으로 기억되겠지.




3. 잠깐 홍보 좀 하고 가실게요


오늘의 10줄 문학은 셀프 광고좀 하겠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제가 책을 내게 되어 홍보를 좀 하고 싶은데 또 이 계정의 톤앤매너를 해치고 싶진 않아서요.


그래서 고민 끝에 이렇게 한번 형식을 유지하며 지면을 사용해 보고자 합니다.


이번에 낸 제 책의 제목은 <돈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이구요.


이 책은 '투자'를 소재로 썼지만 놀라우리만치 투자에는 도움이 안 되는 책입니다.


투자를 다큐가 아닌 예능이나 엔터테인먼트로 즐기는(?) 단계에 이른 한 개미투자자의 약 2년 간의 투자 모험기예요.


하루하루 쳇바퀴 굴리듯 단조로운 삶 속에서 인생의 희로애락은 오직 주식, 코인 뿐!


이와 같은 주식초보 직장인의 정신승리 과정을 담은 웃픈 에세이 정도로 봐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모쪼록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구매링크는 프로필에...



교보문고


예스24


알라딘



4. 텀블러 유기사건의 전말


"사건 발생 당시 상황을 묘사해 보시죠."


"차에 짐을 넣기 전 텀블러를 꺼내, 차의 썬루프 위에 올려두었어요."


"그 텀블러가 유기되었다는 상황을 눈치챈 것은 언제인가요?"


"차를 출발시키고, 직선거리를 갈 땐 괜찮았어요.

골목길에서 커브를 돌았는데, 갑자기 탕!! 하고...처음에 저는 제 차가 총에 맞은 줄 알았습니다."


"주인이 자신을 유기할 뻔하자, 위기감을 느낀 텀블러가 순간 바닥으로 굴러 자신의 존재감을 어필한 것이군요. 그 텀블러가 피고가 평소에 애용하던 텀블러라는 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그 존재를 까맣게 잊을 수 있었죠?"


"존경하는 재판장님, 저는 결코 텀블러를 의도적으로 유기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다 저의 건망증으로부터 비롯된 의도치 않은 결과이니 모쪼록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10줄 문학 (Instagram) : @10lines.only


※10줄 문학으로 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DM으로 편하게 소재나 사연 접수해 주세요. 당신의 이야기를 10줄 문학으로 써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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