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에 농업미생물연구회 밴드에 올린 글인데 모두 함께 공유할 만한 가치가 있는것 같이 여기에 옮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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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열병균의 바른 학명은?
1) Pyricularia oryzae, 2) Magnaporthe oryzae, 3) Pyricularia grisea, 4) 1, 또는 2
정답은 2017년까지는 4번이 답이고 2017년 이후로는 1번이 답이다.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1번을 쓰는 것이 마땅하다.
이유는?
2011년까지 곰팡이 명명은 세계식물명규약(ICBN)을 따랐다. ICBN은 완전세대명(Magnaporthe oryzae)을 우선하지만 불완전세대명(Pyricularia oryzae)도 사용할 수 있다로 되어 있었다.
2011년 7월 곰팡이 명명규약이 ICBN에서 ICN(조류,진균,식물명명규약)으로 바뀌면서 곰팡이 이름은 완전세대명이든 불완전세대명이든 관계없이 하나의 이름을 쓰도록 바뀌었다. 비록 곰팡이명명규약은 하나의 이름만 쓴다는 기본원칙을 세웠지만 일부 곰팡이는 완전세대명과 불완전세대명이 함께 쓰이던 터라 쉽게 결정되지 못했다. 특히 도열병균의 경우에 Maganaporthe를 쓰자는 사람과 Pyricularia를 쓰자는 사람이 서로 양보하지 않고 팽팽하게 대립하였다.
https://brunch.co.kr/@seungbeomhong/38
(Zhang et al., 2011. Mycologia 103: 1267)
결정은 엉뚱한 곳에서 났다. 완전세대명인 Magnaporthe oryzae에서 이 Maganaporthe가 잘못된 속명이라는 것이다. Magnaporthe의 표준종은 M. salvini인데 M. oryzae는 M. salvini와 한 속에 있기에는 너무 멀다는 것이다(위 그림 참조). 즉 Magnaporthe oryzae가 속명을 다른 것으로 바꿔야 맞다는 것이다.
이에 결국 세계의 균학회는 Pyricularia oryzae의 손을 들어주었고 세계균학협회(IMA)에서 발간되는 IMA Fungus에 도열병균의 학명이 Pyricularia oryzae가 맞다는 논문이 실리게 된다 (Zhang et al., 2016. Generic names in Magnaporthales. IMA Fungus 7:155).
도열병균의 학명에 대한 정식 재판은 2017년 북경에서 열리는 세계식물학회이다. 하지만 세계균학협회가 이미 Pyricularia oryzae 손을 들어 주었으니 번복될 리는 없다. 따라서 우리는 미리 도열병균 학명으로 Pyricularia oryzae를 쓸 필요성이 있다.
왜냐면 현재는 키워드 검색의 시대이다. 좋은 논문을 출판하면서 Magnaporthe oryzae로 출판하면 내년부터는 당장 검색 시에 손해를 보게 될 것이다. 이름이 뭐가 별거냐고 하겠지만 잘못된 이름은 나의 좋은 업적을 사장시킬 수 있다.
* 3) 도열병균이 Pyricularia grisea인지 P. oryzae인지에 대한 해답은 논문(Couch and Kohn. 2002. Mycologia 94:683.) 과 설명글(https://brunch.co.kr/@seungbeomhong/38) 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