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
얼마 전 지하철에서 일어난 일이다. 임산부가 탔는데 아무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다. 나는 임산부를 확인하자마자 일어나서 자리를 양보했다. 임산부는 고맙다며 환하게 웃었다. 그 미소를 보는 순간, 내 마음도 따뜻해졌다. 사실 자리를 양보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사소한 행동이다. 특별할 것도 없고, 대단할 것도 없다. 하지만 그 작은 행동이 내게 가져다준 기분은 하루 종일 지속되었다. 왠지 좋은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기대감이 들었다.
그날 저녁, 정말로 예상치 못한 좋은 소식을 들었다. 우연의 일치일 수도 있지만, 나는 그것이 좋은 행동에서 비롯된 좋은 기운이라고 믿고 싶었다. 좋은 행동이 무엇인지 정의하기는 어렵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고, 상황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 나 자신도 떳떳할 수 있는 행동들이 있다는 것이다.
매일 10킬로미터를 달리는 것도 어떻게 보면 좋은 행동이다. 건강을 위한 것이니까.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글을 쓰는 것도, 꾸준히 책을 읽는 것도, 필사를 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누군가에게는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나에게는 분명한 변화를 가져다주는 행동들이다. 처음에는 이런 행동들이 정말 의미가 있을까 의심스러웠다. 매일 조금씩 하는 것들이 과연 얼마나 큰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힘을 실감하고 있다.
물리학에서 말하는 임계점이라는 개념이 있다. 어떤 시스템이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는 지점을 말한다. 물이 끓는점, 얼음이 녹는점처럼 말이다. 99도에서는 여전히 물이지만, 100도가 되는 순간 수증기로 변한다. 좋은 행동들도 이와 비슷한 것 같다. 하루 이틀 하는 것으로는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다. 하지만 꾸준히 계속하다 보면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는다. 평범함을 벗어나 비범함으로 연결되는 지점을 만난다.
내가 처음 달리기를 시작했을 때를 생각해 보자. 1킬로미터도 힘들어했던 내가 이제는 매일 10킬로미터를 달린다. 언제 그런 변화가 일어났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히 어느 순간 임계점을 넘었다.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한 문장 쓰는 것도 어려웠는데, 이제는 매일 글을 쓰고 책까지 출간하게 되었다. 책을 내겠다는 목표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매일 조금씩 쓰다 보니 자연스럽게 이어진 결과다.
좋은 행동들은 복리처럼 작용하는 것 같다. 처음에는 미미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효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제임스 클리어가『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말했듯이, 매일 1%씩 나아진다면 1년 후에는 37배나 성장한다고 한다. 물론 모든 좋은 행동이 즉각적인 보상을 가져다주지는 않는다. 때로는 의미 없어 보이는 시간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시간들이 모여서 결국 큰 변화의 밑거름이 된다. 요즘 나는 의식적으로 좋은 행동을 늘리려고 노력한다. 엘리베이터에서 다른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기, 길에서 만난 사람에게 먼저 인사하기, 감사 인사 제대로 표현하기 같은 것들이다. 대단한 것들은 아니지만, 하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리고 정말로 좋은 기운이 따라오는 것 같다. 사람들이 더 친절해지고, 좋은 기회들이 더 자주 찾아온다. 우연일 수도 있지만, 나는 이것이 좋은 행동들이 만들어낸 선순환이라고 믿는다. 평범함과 비범함의 차이는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 매일 조금씩 좋은 행동을 반복하다 보면, 어느 순간 그 임계점을 넘게 될 것이다. 그때까지는 꾸준히, 묵묵히 좋은 행동들을 쌓아가려고 한다. 오늘도 작은 좋은 행동 하나를 더 해보자. 그것이 모여서 내일의 좋은 기운이 될 테니까.
* 하루 1% 성장 1년 후 37배 계산 공식
매일 1%씩 성장한다는 것은 복리로 계산하는 것으로, 1.01을 365번 곱하는 계산입니다. 즉, 1.01^365 = 37.78... 약 37.8배가 됩니다. 이 개념은 제임스 클리어의 베스트셀러 '아주 작은 습관의 힘'에서 유명해진 내용입니다. "매일매일 1%씩 성장을 1년 동안 하게 된다면 처음보다 37배를 성장하게 됩니다. 아주 작은 습관이 만들어내는 엄청난 결과"라고 설명합니다.